경제·산업

'계좌 녹아내림' 실화?..연속 매도 사이드카 발동

평온해야 할 화요일 오전 대한민국 증시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중동에서 들려온 전쟁의 포성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를 정면으로 타격하며 코스피 지수가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자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었고 결국 지수 급락을 막기 위한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른바 검은 화요일로 기록될 오늘 국내 주식 시장은 전쟁의 공포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 시작과 동시에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전 거래일보다 78.98포인트 내린 6,165.15로 출발한 지수는 잠시 낙폭을 줄이는 듯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낮 시간이 다가올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 폭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무려 4조 원이 넘는 기록적인 순매수를 기록하며 필사적으로 하단을 방어했으나 거대한 자본을 앞세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오전 11시 21분 무렵 코스피 6,000선이 붕괴되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지수는 한때 5,987.15까지 밀려나며 투자자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점심시간대에 접어들자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자 한국거래소는 낮 12시 5분경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는 지난 한 달 사이 처음 있는 일로 시장의 변동성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대변한다.

 

낮 12시 50분 기준으로 코스피는 전장보다 272.67포인트 급락한 5,971.46에 거래되며 4%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역시 1,172.74까지 떨어지며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무려 4조 3천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리는 동안 개인들이 이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전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지지선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증시 폭락의 주범은 단연 중동 리스크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 경제의 동맥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20%를 담당하는 이 좁은 해협이 막힐 경우 국제 유가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게 된다. 실제로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정유주와 운임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해운주는 시장의 하락세 속에서도 급등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유류비와 원재료비 상승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항공, 화학, 철강 관련 종목들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며 항공주들은 일제히 파란불을 켰고 에너지 집약 산업인 철강과 화학 분야 역시 비용 부담 증대로 인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 유가와 금리의 변동성 여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슈가 실제 타격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지만 주식 시장은 유가와 금리 등락에 후행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 역시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며 원 달러 환율이 1,480원까지 오를 수 있는 위험 회피 변수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악의 경우 유가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으나 봉쇄가 장기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도 덧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폭락장을 지켜보는 개미 투자자들의 비명이 쏟아지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니 계좌가 녹아내리고 있다는 한탄부터 전쟁 때문에 내 주식까지 영향을 받아야 하느냐는 분노 섞인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개인이 4조 원 넘게 사들이며 시장을 지탱하려 노력했다는 소식에 애잔하다는 반응과 함께 외국인이 던지는 물량을 개인이 다 받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현재 대한민국 금융 시장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태다.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바닥을 알 수 없이 흐르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 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4월부터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 확대되어 국민의 삶에 여유를 주겠다는 평화로운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들려온 전쟁발 증시 폭락 소식은 우리 경제가 대외 변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시기에는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시장의 변동성이 잦아들 때까지 현금 비중을 유지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중동의 검은 연기가 걷히고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국내 증시의 가시밭길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우리 증시를 뒤덮은 공포의 그림자가 내일은 조금이라도 걷힐 수 있을지 전 국민의 시선이 실시간 시황판으로 향하고 있다.

 

냉이·도다리의 변신은 무죄, 호텔 셰프의 봄 요리

특급호텔가에서도 저마다 봄의 정수를 담아낸 특별한 미식의 향연을 펼치며 손님맞이에 나섰다.롯데호텔 서울은 한식, 중식, 일식 각 분야의 대표 레스토랑 세 곳에서 동시에 봄 특선 메뉴를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5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프로모션은 각국의 요리 철학을 바탕으로 봄 제철 식재료를 어떻게 새롭게 해석했는지 비교하며 맛보는 재미를 선사한다.한식당 '무궁화'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의 화려한 변신을 꾀했다. 쌉쌀한 냉이와 아삭한 우엉은 바삭한 강정으로 재탄생해 입맛을 돋우고, 제철 맞은 도다리는 향긋한 봄 채소와 함께 얼큰한 매운탕으로 끓여냈다. 여기에 살이 꽉 찬 꽃게를 완자로 빚어 튀겨낸 뒤 새콤달콤한 산수유 소스를 곁들인 탕수는 전통의 틀을 깬 창의성이 돋보인다.중식당 '도림'은 봄철 원기회복을 위한 고급 보양식에 집중했다. 진귀한 오골계와 전복을 우려낸 육수에 알싸한 달래 향을 더한 '봄향 불도장'은 이름만으로도 기운을 북돋는다. 부드러운 가자미살에 감칠맛 나는 칠리소스를 얹고, 활 바닷가재 위에는 향긋한 실파 소스를 올려 재료 본연의 맛과 소스의 조화를 극대화했다.일식당 '모모야마'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섬세한 손길로 봄의 미각을 깨운다. 섬진강 재첩에 달래와 두릅을 넣어 끓여낸 맑은 국은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이어 부드러운 한우 안심구이에 향긋한 경남 함양파를 곁들여 풍미를 더하고, 이 시기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새조개를 얇게 저며 살짝 데쳐 먹는 샤부샤부로 봄 미식의 절정을 선사한다.이번 특선 메뉴들은 5월 31일까지 각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으며, 한식, 중식, 일식이라는 서로 다른 프리즘을 통해 봄이라는 계절이 얼마나 다채롭게 표현될 수 있는지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