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타니 역 봤제?" BTS 업고 '성지' 노리는 산동네

부산의 낡은 산복도로 마을이 전 세계 K팝 팬들의 ‘성지(聖地)’로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일본인 공동묘지 위에 집을 짓고 살며 형성된, 아픈 역사를 간직한 부산 서구 ‘아미동(峨嵋洞)’이 그 주인공이다.

 

이 마을이 최근 들썩이는 이유는 단 하나, 마을 이름이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공식 팬덤인 ‘아미(ARMY)’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부산 서구의회와 구청은 오는 6월로 예정된 BTS의 부산 콘서트를 앞두고, 이 우연한 일치를 활용해 아미동을 글로벌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단순한 말장난이 아닌, 지역 경제를 살릴 ‘신의 한 수’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의 시작점에는 일본의 야구 영웅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 김병근 부산 서구의원은 지난달 열린 구의회 임시회에서 경기도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대곡역’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곡(大谷)의 한자 표기가 오타니 쇼헤이의 성(姓)과 같다는 점 때문에, 일본 야구팬들 사이에서 대곡역은 필수 인증샷 코스가 되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별다른 시설 없이 이름만으로도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을 아미동에 접목해야 한다"며 ‘아미(ARMY)가 아미에 오다’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에 서구청은 아미동의 영문 표기를 기존 로마자 표기법인 ‘AMI’에서 BTS 팬덤 철자인 ‘ARMY’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국립국어원과 협의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행정 구역의 영문명을 팬덤 이름으로 바꾸는 것은 파격적인 시도로, 실현될 경우 전 세계 아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또한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을 활용한 경관 조성도 추진된다. 천마산 정상의 복합전망대 조명을 보라색으로 밝혀 부산의 야경 속에 ‘BTS 존’을 각인시키고, 아미동 성당(아미성당) 주변에는 포토존과 팝업스토어를 설치해 팬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름만 같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BTS 멤버 지민(부산 금정구 출신)의 선행이 이 프로젝트에 진정성을 더했다. 지민은 지난 1월 설을 앞두고 아미동을 포함한 서구 13개 동 취약계층을 위해 라면 200박스를 기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미동은 단순한 동음이의어의 장소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가수가 마음을 쓴 곳’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팬들에게는 방문해야 할 명분이 생긴 셈이다.

 

서구청은 이번 프로젝트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과 피란 수도의 역사를 간직한 비석문화마을, 부산항을 한눈에 조망하는 천마산 등 풍부한 관광 자원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김재학 서구 부구청장은 "BTS의 복귀와 부산 공연은 지역 관광 산업이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며 "단순한 이름의 유사성을 넘어, 팬들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채워 넣겠다"고 밝혔다.

 


오는 6월, 부산의 낡은 산동네가 전 세계 ‘아미’들의 보랏빛 물결로 뒤덮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덕혜옹주가 거닐던 낙선재 후원, 드디어 문을 연다

모습을 따라 걷는 특별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봄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한정된 인원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가장 주목받는 곳은 경복궁의 상징적 건축물인 경회루와 향원정이다. 다음 달 1일부터 10월 말까지 운영되는 특별 관람을 통해, 평소 출입이 금지된 경회루 2층에 올라 연회를 열던 왕의 시선으로 경복궁 전각과 인왕산의 수려한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연못 한가운데 자리한 보물 향원정의 건축미를 취향교를 건너 바로 앞에서 감상하는 기회도 주어진다.조선 왕실 마지막 여인들의 숨결이 깃든 창덕궁 낙선재 권역의 뒤뜰도 한시적으로 개방된다. 이달 27일부터 단 일주일간 진행되는 '봄을 품은 낙선재' 프로그램은 해설사와 함께 낙선재 후원의 아름다운 화계(계단식 화단)와 꽃담을 거닐며 덕혜옹주 등 마지막 황실 가족이 머물렀던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경복궁 특별관람은 이달 23일부터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으며, 혹서기인 6~8월은 운영하지 않는다. 창덕궁 낙선재 프로그램은 19일부터 22일까지 누리집에서 응모한 뒤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회당 24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깊이 있는 관람을 돕는다.창경궁에서는 200여 년 전 궁궐의 모습을 담은 국보 '동궐도'를 들고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동궐도 속 창경궁의 시간' 해설 프로그램은 그림 속 건물 배치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궁궐의 역사적 변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해설사와 함께 명정전, 통명전 등 주요 전각을 둘러보며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를 초청한 특별 강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달 25일부터 4월 24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