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돌에 새긴 역사, 2000년 잠에서 깨어난 신화들

 2000년 전 중국 한나라 시대의 역사와 신화, 생활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돌의 그림책', 화상석 탁본 대작들이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대거 공개된다. 중국 고대 미술의 시작점이자 금자탑으로 평가받는 화상석 예술의 정수를 통해, 동아시아 문화의 원류를 탐색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화상석(畫像石)'이란 고대 중국의 무덤이나 사당을 장식했던 석판에 다양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새긴 것을 말한다. 이번 특별전은 이 화상석을 종이에 찍어낸 탁본 5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로, 돌에 정을 이용해 선으로 그림을 새기는 독특한 선각화 기법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이 기법은 훗날 석굴사원 불교 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국내에서는 고구려 고분 벽화와의 유사성으로 인해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산둥성 효당산 사당의 대형 탁본 5점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상 석조 건축물 중 하나인 이곳의 동벽, 후벽, 서벽 삼면에 새겨진 그림 전체가 탁본 형태로 한자리에서 소개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여기에는 유교와 도교의 시조인 공자와 노자가 만나 예를 논하는 '공자문례도', 한나라와 흉노의 치열했던 전투 장면을 담은 '호한전쟁도' 등이 포함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관람객들의 흥미를 끄는 작품들도 다수 포함됐다. 천지창조 신화 속 남신 복희와 여신 여와가 묘사된 '복희여와도'는 고대인의 세계관을 엿보게 하며, 고대 축구 경기인 '축국'을 즐기는 모습과 양꼬치를 구워 먹는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진 '축국소고도'는 2000년 전 생활상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당태종의 무덤을 장식했던 여섯 마리의 명마 중 하나를 탁본으로 옮긴 '대형 준마도'는 힘찬 기상과 정교한 묘사가 압권이다. 붉은 말의 해인 올해를 맞아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고대인의 삶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우리 문화의 뿌리를 탐색하고 현대적인 디자인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는 동양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돌에 새겨진 역사와 신화 이야기' 특별전은 오는 3월 22일부터 6월 28일까지 열리며, 전시 기간 중에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덕혜옹주가 거닐던 낙선재 후원, 드디어 문을 연다

모습을 따라 걷는 특별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봄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한정된 인원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가장 주목받는 곳은 경복궁의 상징적 건축물인 경회루와 향원정이다. 다음 달 1일부터 10월 말까지 운영되는 특별 관람을 통해, 평소 출입이 금지된 경회루 2층에 올라 연회를 열던 왕의 시선으로 경복궁 전각과 인왕산의 수려한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연못 한가운데 자리한 보물 향원정의 건축미를 취향교를 건너 바로 앞에서 감상하는 기회도 주어진다.조선 왕실 마지막 여인들의 숨결이 깃든 창덕궁 낙선재 권역의 뒤뜰도 한시적으로 개방된다. 이달 27일부터 단 일주일간 진행되는 '봄을 품은 낙선재' 프로그램은 해설사와 함께 낙선재 후원의 아름다운 화계(계단식 화단)와 꽃담을 거닐며 덕혜옹주 등 마지막 황실 가족이 머물렀던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경복궁 특별관람은 이달 23일부터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으며, 혹서기인 6~8월은 운영하지 않는다. 창덕궁 낙선재 프로그램은 19일부터 22일까지 누리집에서 응모한 뒤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회당 24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깊이 있는 관람을 돕는다.창경궁에서는 200여 년 전 궁궐의 모습을 담은 국보 '동궐도'를 들고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동궐도 속 창경궁의 시간' 해설 프로그램은 그림 속 건물 배치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궁궐의 역사적 변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해설사와 함께 명정전, 통명전 등 주요 전각을 둘러보며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를 초청한 특별 강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달 25일부터 4월 24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