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잘나가던 중동 시장에 '빨간불', K뷰티의 플랜B는?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하며 순항하던 K-뷰티 산업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하던 중동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뷰티 기업들이 인도와 유럽 등 제3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40조원 규모의 인도 뷰티 시장을 정조준하고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인도 최대 뷰티 플랫폼 '나이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40여종의 제품을 입점시킨 것이다. 인도 시장은 2028년까지 약 5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거대 잠재 시장으로, 이번 파트너십은 K-뷰티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유럽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유럽 아마존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K-뷰티의 위상을 높였다. 최근 진행된 대규모 할인 행사에서 주력 제품들이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국 뷰티 카테고리 최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달바의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급증하며 북미나 일본의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까지 K-뷰티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던 중동 시장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UAE)는 2023년 한국 화장품 수출국 12위에서 지난해 8위로 뛰어오를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시장이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중동 진출 전략을 재검토하거나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계 역시 리스크 분산을 위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탈리아 기업을 인수하며 유럽 현지에 첫 생산 거점을 마련했고, 한국콜마는 미국의 제2공장을 발판 삼아 향후 중남미 시장까지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특정 지역의 정세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결국 K-뷰티 산업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단계를 넘어, 예측 불가능한 글로벌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동이라는 신흥 시장의 부상과 위기를 동시에 겪으며, 인도와 유럽, 나아가 중남미까지 새로운 기회의 땅을 찾아 나서는 K-뷰티의 전략적 유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사전등록 폭주한 불교박람회, '공 뽑기'로 MZ세대 홀렸다

교박람회'는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대중적인 놀이 문화로 탈바꿈시켜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2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화제를 모았던 이 행사는 올해 더욱 강력해진 콘텐츠와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를 예고하며 사전 등록 단계부터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이번 박람회의 핵심 테마는 불교의 근간인 '공(空)' 사상을 몸소 느끼는 체험형 전시다. 주최 측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기획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공 뽑기'다. 코인을 넣어 무작위로 공을 뽑는 이 게임은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따라 스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미션을 수행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독특한 여정을 제공한다.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공 수거'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자신의 염원과 마음을 담은 공을 전시장과 인근 봉은사에 마련된 대형 조형물에 봉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인의 소망이 담긴 작은 공들이 하나둘 모여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불교의 공동체 의식을 공공미술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여기에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행운의 전당'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해가 지면 불교의 변신은 더욱 파격적으로 변한다. 박람회장 인근 봉은사에서는 4월 2일과 3일 양일간 야간 문화 프로그램인 '야단법석 – 마음을 밝히는 밤'이 펼쳐진다. 고요한 사찰의 밤을 깨우는 이 행사는 전통적인 반야심경 독송에 현대적인 EDM과 힙합 사운드를 결합한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정적인 수행 공간이 화려한 조명과 비트가 넘치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며 종교적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뤄진다.공연 라인업 역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첫날에는 힙합 아티스트 우원재와 DJ 웨건이 무대에 올라 묵직한 비트 위에 불교적 메시지를 얹은 공연을 선보인다. 둘째 날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사하는 DJ 소다가 EDM 파티를 이끌며 축제의 정점을 찍는다. 관객들은 '공' 모양의 풍선을 흔들며 반야심경 구절을 외치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등 기존의 법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방식으로 불교 문화를 만끽하게 된다.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불교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강의나 법문에서 벗어나 오감을 자극하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불교가 현대인들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전통 사찰의 정취와 첨단 전시 문화, 그리고 화려한 야간 공연이 어우러지는 이번 박람회는 4월 초 서울 강남을 불교의 새로운 매력으로 물들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