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주 수요일은 문화의 날, 대통령이 직접 홍보 나섰다

 뮤지컬 '긴긴밤'은 아프리카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깨어난 어린 펭귄이 바다를 찾아 떠나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2024년 초연 당시부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던 이 작품은 2026년 재연에 이르기까지 '위로와 동행'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자극적인 전개 대신,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긴 밤을 함께 견뎌내는 과정을 차분하게 쌓아 올리는 연출 방식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재관람 열풍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작품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있다. "전혀 다른 우리가 끝까지 함께 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답을 내놓는다. 나약한 존재들이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어두운 밤을 건너는 모습은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투영하게 만든다. 이러한 정서적 유대감은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치유의 경험으로 확장되며 작품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서울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을 직접 방문해 이 공연을 관람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 부부는 퇴근 후 시민들과 섞여 공연을 즐겼으며, 무대가 끝난 뒤에는 출연진과 제작진을 만나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공연 관람 전후로 마로니에공원 인근을 산책하며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고 셀카 요청에 응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작품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통령 부부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문화생활을 넘어 정책적인 홍보의 의미도 담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관람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달부터 시행할 예정인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운영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에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만 운영되던 혜택을 매주 수요일로 넓혀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더 가깝게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은 산책 도중 우연히 만난 해당 뮤지컬의 더블캐스팅 배우에게 먼저 다가가 응원을 건네며 문화 예술인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의 정책 변화에 맞춰 문화계 전반의 활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문체부는 지난 3일 '문화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이에 따라 4월 1일부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다양한 문화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은 '긴긴밤'과 같은 우수한 창작 뮤지컬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 측은 이번 공연 연장이 단순히 기간을 늘리는 것을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작품이 가진 따뜻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공연 연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예매 사이트에는 잔여 좌석을 확인하려는 관객들의 접속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사 라이브러리컴퍼니는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남은 공연 기간 동안 최상의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코뿔소 노든과 어린 펭귄이 보여주는 연대의 힘은 이제 대학로를 넘어 더 넓은 관객층에게 확산될 준비를 마쳤다. 뮤지컬 '긴긴밤'은 오는 4월 5일까지 관객들과 함께 마지막 긴 밤을 건너며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단종 성지순례 열풍

장을 찾으며 단종의 삶과 죽음을 되짚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를 관광 자원으로 연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은 단종의 유배지와 무덤이 있는 강원 영월이다. 영화 개봉 이후 청령포와 장릉에는 방문객이 급증했다. 영월군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3월 17일까지 두 곳을 찾은 방문객은 8만69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90명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영월군은 이번 증가세가 단순한 관광 수요가 아니라 영화 속 단종을 추모하려는 정서와 맞물린 흐름으로 보고 있다.특히 청령포는 영화의 주요 배경이자 실제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장소로, 관음송과 망향탑, 노산대 등 단종의 흔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단종이 생을 마감한 장소로 알려진 관풍헌과 자규시의 배경인 자규루, 단종역사관, 민충사, 영모전, 창절사 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영월군은 다음 달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단종문화제를 통해 이런 관심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단종과 정순왕후의 인연을 기리는 국혼 재현과 단종의 청령포 유배 행차를 재현하는 프로그램도 새로 마련했다.영화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경남 고령의 김면 장군 유적지, 경북 문경 쌍룡계곡 등 주요 장면이 촬영된 장소들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으며, 강원 평창의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도 ‘왕과 사는 남자’의 배경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영월에 관광객이 몰리자 주변 지자체들도 단종과의 역사적 인연을 앞세운 마케팅에 나섰다. 태백시는 단종비각과 지역 설화를 활용해 영월 관광객을 유인하는 연계 관광에 나섰고, 경북 영주시는 금성대군 관련 유적을 묶은 관광택시 상품을 선보였다. 충북 단양은 영월 관광과 연계한 여행 상품을 내놓았고, 제천은 장항준 감독과의 인연을 활용한 상영 행사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일부 지자체는 재치 있는 홍보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충남 천안시는 극 중 인물 한명회의 묘역을 언급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목을 끌었고, 경기 이천시는 영화 관객 수와 도시 이름을 연결한 홍보 문구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