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KT와 한화가 선택한 AI 파트너, MS의 비장의 카드

 인공지능을 단순히 업무에 보조적으로 활용하던 실험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기업의 근간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거대한 전환이 시작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및 AI 부문을 총괄하는 스콧 거스리 수석 부사장은 26일 서울에서 열린 기술 컨퍼런스를 통해 이제는 생산성 향상을 넘어 기업 운영의 본질을 바꾸는 '프런티어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 시장이 가진 역동성과 높은 AI 도입률을 높게 평가하며, 지능과 신뢰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이 결합될 때 비로소 진정한 비즈니스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MS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국내 기업들의 사례가 대거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KT는 AI 전담 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MS 엔지니어들과 상주 협업하며 유통 분야의 견적 대응 업무를 자율형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데 성공했다. 과거 수천 명의 직원이 매달려야 했던 복잡한 데이터 취합과 견적서 작성 업무를 AI가 스스로 수행하면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에너지와 의료 분야에서도 AI의 활약은 눈부셨다. 한화큐셀은 태양광과 에너지 저장 장치 등 복잡한 에너지 자원을 최적의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AI를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전력 공급 최적화라는 난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료원의 경우 현장 의료진이 직접 AI 앱을 개발하는 환경을 구축해 진료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의사들이 직접 자신들의 워크플로에 맞는 AI를 설계함으로써 임상 현장의 고질적인 시간 부족 문제를 기술로 정면 돌파한 셈이다.

 

스타트업과 제조 분야의 혁신 사례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되었다. AI 스타트업 인핸스는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격 관리 에이전트를 운영하며 연간 매출을 약 300억 원 이상 증대시키는 놀라운 투자 대비 수익(ROI)을 증명했다. 현대오토에버 역시 수천 명의 개발자에게 AI 코딩 보조 도구를 배포해 소프트웨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AI 도입이 막연한 기대감을 넘어 기업의 재무제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MS는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보안과 거버넌스가 통합된 새로운 기업용 플랜인 'MS 365 E7'을 오는 5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 플랜은 조직 내 모든 AI 에이전트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보안 위협을 즉각 차단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기업들이 안심하고 AI를 전사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한국의 AI 도입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81.4%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는 이러한 첨단 솔루션들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울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한다.

 

기술의 진보는 이제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국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MS는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의 성장을 돕기 위해 대규모 교육 지원 프로그램인 '엘리베이트'를 공식 출시하며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 실행형 에이전트가 업무의 전면에 나서고, 보안과 신뢰가 담보된 인프라 위에서 기업들이 혁신을 거듭하는 모습은 우리가 마주한 AI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부천 원미산에 7만 그루 진달래 바다 터졌다

미하는 '멀미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를 거쳐 능선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의미의 '원미산(遠眉山)'을 지나 현재의 이름에 이르렀다. 해발 고도가 낮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이 산은 매년 이맘때면 도시의 소음 대신 화사한 꽃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원미산이 수도권 최대의 진달래 명소로 거듭난 배경에는 자연의 섭리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심기 시작한 묘목들이 3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현재 3만㎡ 부지에 7만여 그루가 넘는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다.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이제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거대한 분홍빛 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흔히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기 쉽지만, 원미산의 봄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참꽃' 진달래의 순수한 생명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앙상한 가지 끝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산이 채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반면 철쭉은 이보다 보름 정도 늦게 잎과 함께 피어나기에, 지금 원미산을 가득 채운 풍경은 오직 진달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투명하고 선명한 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분홍빛 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백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군락지 곳곳에 섬처럼 자리 잡은 흰 진달래는 익숙한 분홍색 사이에서 낯설지만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홀로 튀지 않고 서로 기대어 작은 무리를 이룬 흰 꽃들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산의 색채에 입체감을 더한다. 방문객들은 이 희귀한 빛깔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을 경험한다.원미산 능선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부천 도심과 종합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인공적인 도시 구조물과 자연의 원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미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꽃터널 사이를 거닐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평일 오후에도 활기가 넘친다.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원미산의 진달래는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척박했던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하나둘 옮겨 심은 정성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거대한 생태 자산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개화 기간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 원미산의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