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33일 만에 떠난 천사, 해든이 부모에게 내려진 검찰의 심판

 태어난 지 고작 133일 만에 짧은 생을 마감한 영아 '해든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친부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내릴 것을 재판부에 강력히 요청했다. 26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친모 A씨에게 무기징역을, 이를 방관하고 증인을 협박한 친부 B씨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보호받아야 할 가정에서 반복된 무차별 폭행이 결국 살해의 고의성을 입증한다고 판단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학대의 실상은 참혹했다. 자택에 설치된 홈캠 영상에는 사건 발생 전 일주일 동안에만 무려 19차례에 걸쳐 가해진 폭행과 방임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피해 영아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뇌출혈과 장기 손상을 입는 등 전신에 심각한 외상을 입은 상태였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아이의 위급한 상태를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즉각적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주요 신체 부위를 반복 타격한 점을 들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해 혐의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법정 내 분위기는 피고인 신문 과정에서 더욱 싸늘하게 식었다. 검찰이 홈캠에 녹화된 욕설과 폭행 장면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친모 A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정확히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이의 상태가 심각한 줄 몰랐다는 무책임한 진술이 이어질 때마다 방청석에서는 탄식과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육아 스트레스로 인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며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으나, 방청객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법원 밖에서도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게 울려 퍼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해든아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학대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법원 인도에는 피해 아동을 추모하는 근조화환 130여 개가 끝없이 줄지어 세워져 비극적인 사건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결집한 시민들은 해든이가 겪었을 고통을 잊지 않겠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지속적으로 제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당초 학대치사 혐의로 송치되었으나, 검찰의 면밀한 보완 수사를 통해 살해 혐의로 죄명이 변경되면서 처벌 수위가 대폭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국민청원에도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최고형 선고와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단기간에 7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입법부와 사법부를 향한 사회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은 해든이가 차가운 욕조에 방치된 채 홀로 견뎌야 했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며 법의 정의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과 검찰의 구형 의견, 그리고 시민들의 탄원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친모 A씨는 마지막 발언에서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해든이의 생명 앞에 그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생후 4개월 영아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인 학대 범죄에 대한 법원의 최종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3일 오후 2시 순천지원에서 진행된다.

 

부천 원미산에 7만 그루 진달래 바다 터졌다

미하는 '멀미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를 거쳐 능선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의미의 '원미산(遠眉山)'을 지나 현재의 이름에 이르렀다. 해발 고도가 낮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이 산은 매년 이맘때면 도시의 소음 대신 화사한 꽃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원미산이 수도권 최대의 진달래 명소로 거듭난 배경에는 자연의 섭리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심기 시작한 묘목들이 3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현재 3만㎡ 부지에 7만여 그루가 넘는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다.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이제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거대한 분홍빛 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흔히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기 쉽지만, 원미산의 봄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참꽃' 진달래의 순수한 생명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앙상한 가지 끝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산이 채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반면 철쭉은 이보다 보름 정도 늦게 잎과 함께 피어나기에, 지금 원미산을 가득 채운 풍경은 오직 진달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투명하고 선명한 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분홍빛 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백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군락지 곳곳에 섬처럼 자리 잡은 흰 진달래는 익숙한 분홍색 사이에서 낯설지만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홀로 튀지 않고 서로 기대어 작은 무리를 이룬 흰 꽃들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산의 색채에 입체감을 더한다. 방문객들은 이 희귀한 빛깔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을 경험한다.원미산 능선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부천 도심과 종합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인공적인 도시 구조물과 자연의 원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미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꽃터널 사이를 거닐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평일 오후에도 활기가 넘친다.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원미산의 진달래는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척박했던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하나둘 옮겨 심은 정성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거대한 생태 자산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개화 기간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 원미산의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