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큐브

WBC 후유증인가? 김주원의 부진에 감독이 내린 처방

 NC 다이노스의 주전 유격수 김주원을 향한 이호준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시범경기 막바지에 나온 잦은 실책에도 불구하고, 사령탑은 선수의 기량 자체를 의심하기보다 그의 컨디션 난조를 먼저 살피며 신뢰를 보냈다. 팀 내야의 핵심인 선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감독은 질책 대신 따뜻한 감싸기로 대응했다.

 

김주원의 수비는 최근 눈에 띄게 흔들렸다. 22일 KT 위즈전에서 4개의 실책을 기록한 데 이어,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포구 실책으로 만루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는 곧바로 대량 실점으로 연결됐다. 24일 시범경기 최종전에서도 실책을 추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잇따른 실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호준 감독은 선수의 기량보다 건강 상태를 먼저 언급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다녀온 뒤 체중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코칭스태프의 보고를 뒤늦게 받고서야 선수의 상태를 파악했다며, 마음고생의 흔적을 걱정했다.

 

이 감독은 김주원이 지난 시즌 내내 체중 관리를 잘해왔던 선수였기에 현재의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의도적으로 감량한 것이 아닌, 심적인 부담으로 인해 체중이 빠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표팀 차출 이후 휴식 부여를 고민했지만, 시즌 개막이 임박한 시점이라 마냥 쉬게 할 수만은 없었던 딜레마도 털어놓았다.

 


사령탑은 김주원의 실책이 일시적인 현상일 뿐, 기량 저하의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저렇게 에러를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다"라며 평소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체력과 심리적 안정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책 자체보다 선수의 건강을 염려하는 감독의 믿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주원은 계획대로 상대 선발 투수를 상대한 뒤 교체되었다. 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고, 수비에서는 또 하나의 실책을 기록한 뒤 5회부터 김한별에게 유격수 자리를 넘겨주었다.

 

부천 원미산에 7만 그루 진달래 바다 터졌다

미하는 '멀미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를 거쳐 능선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의미의 '원미산(遠眉山)'을 지나 현재의 이름에 이르렀다. 해발 고도가 낮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이 산은 매년 이맘때면 도시의 소음 대신 화사한 꽃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원미산이 수도권 최대의 진달래 명소로 거듭난 배경에는 자연의 섭리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심기 시작한 묘목들이 3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현재 3만㎡ 부지에 7만여 그루가 넘는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다.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이제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거대한 분홍빛 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흔히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기 쉽지만, 원미산의 봄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참꽃' 진달래의 순수한 생명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앙상한 가지 끝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산이 채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반면 철쭉은 이보다 보름 정도 늦게 잎과 함께 피어나기에, 지금 원미산을 가득 채운 풍경은 오직 진달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투명하고 선명한 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분홍빛 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백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군락지 곳곳에 섬처럼 자리 잡은 흰 진달래는 익숙한 분홍색 사이에서 낯설지만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홀로 튀지 않고 서로 기대어 작은 무리를 이룬 흰 꽃들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산의 색채에 입체감을 더한다. 방문객들은 이 희귀한 빛깔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을 경험한다.원미산 능선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부천 도심과 종합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인공적인 도시 구조물과 자연의 원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미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꽃터널 사이를 거닐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평일 오후에도 활기가 넘친다.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원미산의 진달래는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척박했던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하나둘 옮겨 심은 정성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거대한 생태 자산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개화 기간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 원미산의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