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삼성전자 노조 '특별 포상' 제안에도 전격 거부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해 전례 없는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놓았으나 노조의 거부로 임금협상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재개된 협상에서 경쟁사 수준을 뛰어넘는 성과급 재원 확보와 주택 대부 제도 도입 등 그야말로 역대급 당근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실질적인 보상 확대보다 성과급 산정 방식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데 집착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동 전쟁 확산과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노조가 핵심 성장 엔진을 볼모로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재계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측의 제안이 공개되자마자 이 정도면 역대급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노사 간의 깊은 갈등 골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임금협상 과정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사측은 우선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인 성과급과 관련해 기존의 상한선을 넘어서는 특별 포상안을 공식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인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에는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재원으로 쓰겠다는 파격적인 약속까지 덧붙였다. 이는 인력 규모가 큰 삼성전자의 특성상 영업이익의 10%만으로는 개별 직원이 받는 금액이 경쟁사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측의 제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사기가 저하된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에게도 경영 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내놓았다. 임금 인상률 역시 최근 3년 평균치를 상회하는 6.2%를 제시하며 성의를 보였다. 복지 혜택 또한 파격적이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 계약 시 최대 5억 원까지 대여해주는 주택대부제도 도입과 자녀 출산 경조금 대폭 상향, 자사주 20주 지급 등이 포함됐다. 사측은 성과급 상한선인 연봉의 50%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특별 포상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실질적인 보상 규모를 대폭 키우려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노조는 이러한 사측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제도의 상한 폐지라는 제도적 틀 변경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특별 포상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의 상한을 영구적으로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제도 상한 폐지를 고려 중이라고 해서 교섭에 응했으나 결과적으로 약속이 없었다며 이는 사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회사가 제안한 특별 포상이 매도 제한이 있는 자사주로 지급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직원을 볼모로 잡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더욱 큰 문제는 노조의 요구안이 실현될 경우 부문 내에서 오히려 성과급이 줄어드는 직군이 발생해 노노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사측의 분석에 따르면 노조가 요구하는 사업부별 이익 배분 방식을 적용할 경우, 기존 제도에서 연봉의 47%를 받을 수 있었던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의 지급률은 11%로 급락하게 된다. 노조가 전체 직원의 이익보다는 특정 제도의 형식적 변경에만 집착해 내부 분열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측은 우선 특별 포상을 적용하고 제도 개선은 추후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를 끝내 수용하지 않고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싸늘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탈환 등 글로벌 기술 전쟁이 벌어지는 골든 타임에 노조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봉 1억 5000만 원 수준의 초고임금 노조가 파격적인 실질 보상안을 거부하고 명분 싸움에만 매몰된 것은 나만 살고 보자는 식의 이기주의라고 꼬집었다. AI 시대 주도권을 놓고 사활을 건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거액의 성과급만을 고집하며 공장을 멈춰 세우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2026년 임금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협상 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노사가 위기 극복을 위해 연대와 협력의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식의 극단적인 요구보다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임금협상 결과는 향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노사 관계와 성과급 체계에도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사측의 제안을 걷어찬 노조의 선택이 과연 조합원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무리수인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내려질 전망이다. 전 세계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 회복 여부를 주시하는 가운데, 내부에서 터져 나온 노사 갈등이 기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전등록 폭주한 불교박람회, '공 뽑기'로 MZ세대 홀렸다

교박람회'는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대중적인 놀이 문화로 탈바꿈시켜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2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화제를 모았던 이 행사는 올해 더욱 강력해진 콘텐츠와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를 예고하며 사전 등록 단계부터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이번 박람회의 핵심 테마는 불교의 근간인 '공(空)' 사상을 몸소 느끼는 체험형 전시다. 주최 측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기획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공 뽑기'다. 코인을 넣어 무작위로 공을 뽑는 이 게임은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따라 스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미션을 수행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독특한 여정을 제공한다.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공 수거'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자신의 염원과 마음을 담은 공을 전시장과 인근 봉은사에 마련된 대형 조형물에 봉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인의 소망이 담긴 작은 공들이 하나둘 모여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불교의 공동체 의식을 공공미술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여기에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행운의 전당'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해가 지면 불교의 변신은 더욱 파격적으로 변한다. 박람회장 인근 봉은사에서는 4월 2일과 3일 양일간 야간 문화 프로그램인 '야단법석 – 마음을 밝히는 밤'이 펼쳐진다. 고요한 사찰의 밤을 깨우는 이 행사는 전통적인 반야심경 독송에 현대적인 EDM과 힙합 사운드를 결합한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정적인 수행 공간이 화려한 조명과 비트가 넘치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며 종교적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뤄진다.공연 라인업 역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첫날에는 힙합 아티스트 우원재와 DJ 웨건이 무대에 올라 묵직한 비트 위에 불교적 메시지를 얹은 공연을 선보인다. 둘째 날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사하는 DJ 소다가 EDM 파티를 이끌며 축제의 정점을 찍는다. 관객들은 '공' 모양의 풍선을 흔들며 반야심경 구절을 외치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등 기존의 법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방식으로 불교 문화를 만끽하게 된다.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불교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강의나 법문에서 벗어나 오감을 자극하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불교가 현대인들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전통 사찰의 정취와 첨단 전시 문화, 그리고 화려한 야간 공연이 어우러지는 이번 박람회는 4월 초 서울 강남을 불교의 새로운 매력으로 물들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