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월의 불청객' 건보료 연말정산…내 지갑은 웃을까 울까?

매년 4월이면 전국 직장인들의 월급명세서가 평소와 다르게 출렁인다. 이른바 '건강보험료 연말정산' 결과가 4월 급여에 일괄 반영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예상치 못한 지출로 '봄날의 불청객'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환급금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직장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연말정산은 작년 보수 총액이 재작년보다 늘었는지 줄었는지에 따라 보험료를 다시 계산해 차액을 정산하는 제도다. 직장인의 건강보험료는 매월 급여에서 원천징수되지만, 사실 당해 연도의 정확한 소득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부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사업장에서 직원들의 승진이나 호봉 상승, 성과급 지급 등 수시로 발생하는 급여 변동 내역을 매달 일일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고하기는 행정적으로 매우 번거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공단은 우선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당해 연도 보험료를 부과한 뒤, 다음 해 4월에 실제 받은 보수 총액을 확정하여 그 차액을 한 번에 정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4월에 건강보험료 명목으로 돈이 더 빠져나갔다면, 이는 작년에 내 소득이 그 전년도보다 올랐다는 의미이자 덜 낸 보험료를 사후에 납부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반대로 경기 침체나 임금 삭감 등으로 소득이 줄었다면 이미 더 많이 냈던 보험료를 돌려받게 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실제로 대다수의 직장인은 호봉 상승이나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환급보다는 추가 납부 대상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년도 건강보험료 정산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정산 대상자 1,656만 명 가운데 절반이 훌쩍 넘는 1,030만 명(약 62.2%)이 보수가 늘어 추가 납부 대상이 됐다. 이들이 추가로 납부한 금액은 1인당 평균 20만 3,555원에 달했다.

 

반면, 보수가 줄어들어 환급을 받은 직장인은 353만 명(약 21.3%)으로 1인당 평균 11만 7,181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73만 명(약 16.5%)은 보수 변동이 없어 별도로 정산할 금액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4월의 건보료 정산은 대다수 직장인에게 추가 지출을 요구하는 만큼 미리 그 규모를 가늠하고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만약 소득 증가 폭이 커서 4월에 추가로 내야 할 건보료 폭탄이 두렵다면, 공단에서 제공하는 분할 납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다. 공단은 직장인들의 일시적인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가 정산액이 4월에 내야 하는 한 달 치 기본 건강보험료보다 많을 경우 최대 12회까지 나누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목돈이 한 번에 빠져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회사 담당 부서를 통해 분할 납부를 신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반면 환급 대상자의 경우에는 별도의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4월분 보험료에서 자동으로 차감되어 정산되므로 한결 편리하다. 월급이 오르면 세금과 보험료도 자연스레 오르는 것이 이치다. 4월 월급명세서를 받아 들고 당황하기보다는, 미리 정산 제도의 원리를 이해하고 분납 제도를 적절히 활용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천 원미산에 7만 그루 진달래 바다 터졌다

미하는 '멀미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를 거쳐 능선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의미의 '원미산(遠眉山)'을 지나 현재의 이름에 이르렀다. 해발 고도가 낮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이 산은 매년 이맘때면 도시의 소음 대신 화사한 꽃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원미산이 수도권 최대의 진달래 명소로 거듭난 배경에는 자연의 섭리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심기 시작한 묘목들이 3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현재 3만㎡ 부지에 7만여 그루가 넘는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다.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이제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거대한 분홍빛 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흔히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기 쉽지만, 원미산의 봄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참꽃' 진달래의 순수한 생명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앙상한 가지 끝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산이 채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반면 철쭉은 이보다 보름 정도 늦게 잎과 함께 피어나기에, 지금 원미산을 가득 채운 풍경은 오직 진달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투명하고 선명한 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분홍빛 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백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군락지 곳곳에 섬처럼 자리 잡은 흰 진달래는 익숙한 분홍색 사이에서 낯설지만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홀로 튀지 않고 서로 기대어 작은 무리를 이룬 흰 꽃들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산의 색채에 입체감을 더한다. 방문객들은 이 희귀한 빛깔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을 경험한다.원미산 능선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부천 도심과 종합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인공적인 도시 구조물과 자연의 원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미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꽃터널 사이를 거닐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평일 오후에도 활기가 넘친다.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원미산의 진달래는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척박했던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하나둘 옮겨 심은 정성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거대한 생태 자산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개화 기간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 원미산의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