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바퀴 달린 스마트폰 시대, 2027년 자동차 판도 뒤집힌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이 엔진과 차체라는 하드웨어에서 운영체제와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소프트웨어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스마트폰처럼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성능을 실시간으로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열기 위해 사활을 건 속도전을 벌이는 중이다. 업계는 기술적 완성도와 양산 체계가 갖춰지는 2027년을 전후해 SDV 시장의 진정한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프랑스 부품사 발레오와 손잡고 미국 텍사스에 2억 2,500만 달러 규모의 중앙 컴퓨팅 장치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결정은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공장은 2027년부터 본격 가동되어 GM의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게 된다. GM은 기존 차량에 흩어져 있던 수십 개의 전자제어장치를 하나로 통합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효율을 극대화하고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는 혁신을 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SDV 전환을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로 설정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분리해 개발 유연성을 확보하는 '디커플링' 전략을 통해 시스템 복잡성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내년 말 선보일 차세대 SDV 차종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도심 주행까지 지원하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제네시스 등 주요 모델에 대거 적용하며 테슬라 등 선두 주자들을 바짝 추격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강자인 폭스바겐과 토요타도 수십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폭스바겐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분야에만 약 46조 원을 투자하며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자체 운영체제인 '아린OS'를 탑재한 모델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방대한 도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과거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 전환에 뒤처져 몰락했던 노키아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SDV 체제가 완성되면 자동차는 출고 이후에도 진화를 거듭하는 유기체와 같은 존재가 된다. 무선 업데이트 속도가 기존보다 10배 이상 빨라지고 인공지능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운전자는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최신 자율주행 기능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사용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는 초기 시장을 선점한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앞서가는 모양새지만, 2027년부터는 현대차와 GM 등 전통 강자들의 전용 플랫폼이 쏟아져 나오며 시장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수조 원 단위의 연구개발비와 전용 부품 공장 설립 등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결합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부천 원미산에 7만 그루 진달래 바다 터졌다

미하는 '멀미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를 거쳐 능선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의미의 '원미산(遠眉山)'을 지나 현재의 이름에 이르렀다. 해발 고도가 낮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이 산은 매년 이맘때면 도시의 소음 대신 화사한 꽃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원미산이 수도권 최대의 진달래 명소로 거듭난 배경에는 자연의 섭리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심기 시작한 묘목들이 3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현재 3만㎡ 부지에 7만여 그루가 넘는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다.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이제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거대한 분홍빛 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흔히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기 쉽지만, 원미산의 봄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참꽃' 진달래의 순수한 생명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앙상한 가지 끝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산이 채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반면 철쭉은 이보다 보름 정도 늦게 잎과 함께 피어나기에, 지금 원미산을 가득 채운 풍경은 오직 진달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투명하고 선명한 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분홍빛 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백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군락지 곳곳에 섬처럼 자리 잡은 흰 진달래는 익숙한 분홍색 사이에서 낯설지만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홀로 튀지 않고 서로 기대어 작은 무리를 이룬 흰 꽃들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산의 색채에 입체감을 더한다. 방문객들은 이 희귀한 빛깔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을 경험한다.원미산 능선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부천 도심과 종합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인공적인 도시 구조물과 자연의 원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미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꽃터널 사이를 거닐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평일 오후에도 활기가 넘친다.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원미산의 진달래는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척박했던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하나둘 옮겨 심은 정성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거대한 생태 자산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개화 기간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 원미산의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