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큐브

다정한 번역가 황석희, 그의 충격적인 두 얼굴

 '데드풀', '스파이더맨' 등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맛깔스러운 번역으로 흥행시켜온 스타 번역가 황석희. 대중에게 '다정한 언어 멘토'로 알려진 그의 화려한 이력 뒤에, 두 차례의 심각한 성범죄 전과가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의 범죄는 2014년 자신의 영상번역 강의를 듣던 20대 수강생을 상대로 저지른 파렴치한 행위에서 정점을 찍었다. 당시 그는 만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 유사강간을 시도하고, 그 과정을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하는 중범죄를 저질렀다. 이는 명백한 준유사강간 및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 해당한다.

 


시간을 거슬러 2005년, 그는 춘천 시내에서 30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길 가던 여성들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여성을 뒤에서 껴안고 추행하다 넘어진 피해자의 위에 올라타 폭행을 가하는가 하면, 이를 말리던 일행에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그는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놀라운 점은 두 차례의 심각한 범죄에도 불구하고 그가 단 한 번도 실형을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법원은 '심신미약' 주장을 기각하면서도, 가족의 생계와 아내의 선처 호소 등을 이유로 두 사건 모두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의 심판을 피한 그는 이후 '데드풀' 등을 번역하며 오히려 번역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더 큰 대중의 분노를 사는 지점은 그의 위선적인 행보다. 그는 과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칭하며 "한국 남자는 여성 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정하고 반성하자"는 글로 지지를 얻었으며, 최근까지도 SNS를 통해 '영포티'를 꾸짖는 등 도덕적인 멘토 행세를 해왔다. 그의 과거 범죄가 이러한 행보와 맞물리며 대중의 배신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성범죄 전과가 드러난 이후에도 그는 '프로젝트 헤일메리' 등 최신 개봉작의 번역가로 이름을 올리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즉답을 피한 채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는 말만 남겼다. 그의 '다정한 말' 뒤에 숨겨져 있던 추악한 진실 앞에 대중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천 원미산에 7만 그루 진달래 바다 터졌다

미하는 '멀미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를 거쳐 능선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의미의 '원미산(遠眉山)'을 지나 현재의 이름에 이르렀다. 해발 고도가 낮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이 산은 매년 이맘때면 도시의 소음 대신 화사한 꽃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원미산이 수도권 최대의 진달래 명소로 거듭난 배경에는 자연의 섭리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심기 시작한 묘목들이 3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현재 3만㎡ 부지에 7만여 그루가 넘는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다.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이제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거대한 분홍빛 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흔히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기 쉽지만, 원미산의 봄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참꽃' 진달래의 순수한 생명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앙상한 가지 끝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산이 채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반면 철쭉은 이보다 보름 정도 늦게 잎과 함께 피어나기에, 지금 원미산을 가득 채운 풍경은 오직 진달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투명하고 선명한 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분홍빛 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백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군락지 곳곳에 섬처럼 자리 잡은 흰 진달래는 익숙한 분홍색 사이에서 낯설지만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홀로 튀지 않고 서로 기대어 작은 무리를 이룬 흰 꽃들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산의 색채에 입체감을 더한다. 방문객들은 이 희귀한 빛깔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을 경험한다.원미산 능선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부천 도심과 종합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인공적인 도시 구조물과 자연의 원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미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꽃터널 사이를 거닐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평일 오후에도 활기가 넘친다.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원미산의 진달래는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척박했던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하나둘 옮겨 심은 정성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거대한 생태 자산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개화 기간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 원미산의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