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피 뿜는 주사기와 촉수…미술관에서 마주한 충격적 장면

 무감각하고 권태로운 현대 사회에 의도적인 불편함과 기묘한 감각을 던지는 전시가 막을 올렸다.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시작된 기획전 ‘기.기.기(奇.己.氣): 동시대와 시행착오’는 익숙한 모든 것을 낯설게 바라보며 현실에 균열을 내는 예술적 시도들을 한데 모았다.

 

전시의 제목인 세 개의 ‘기’는 각각 기이함(奇), 자기(己), 분위기(氣)를 의미한다. 이는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성의 틀을 벗어나는 기이한 감각을 통해, 고정되지 않은 나 자신을 마주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시대의 기류와 진동을 포착하려는 기획 의도를 담고 있다.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과감한 ‘시행착오’ 자체를 전면에 내세워 관람객의 무뎌진 감각을 깨우고자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날것의 불편함과 마주하게 된다. 이탈리아 작가 아그네스 퀘스천마크의 영상 ‘의료(수)술’은 섬뜩한 수술 장면을 통해 정상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권위와 통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녹색 수술복을 입은 의사가 촉수가 돋아난 환자의 몸에 메스를 대는 기괴한 장면은 관람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충격과 함께 깊은 질문을 던진다.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엿보인다. 최빛나와 송수연 작가의 ‘망가진 트로피’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깊이 각인된 인간의 편향을 드러낸다. 서구 남성의 야생동물 사냥 이미지를 낭만적으로 소비해 온 시각적 문법이 AI 모델 속에 유령처럼 남아, 다른 키워드를 입력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현상을 통해 기술의 이면에 숨은 그림자를 폭로한다.

 


홍은주 작가의 설치 작품 ‘플레이어들’은 보다 직설적인 방식으로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정상적인 자세로 어색하게 꺾여 있거나, 가면을 머리에 뒤집어쓴 마네킹들은 섬뜩한 느낌을 자아낸다. 인간이 아닌 줄 알면서도 선뜻 다가서기 힘든 이 작품은, 인형 같은 외모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욕망과 생명력을 꿈꾸는 인형의 모습을 중첩시키며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 외에도 오웬 라이언의 실험적 영상 ‘지독한 단순화들’을 비롯해 유지오, 송민정, 제니퍼 칼바료 등 여러 작가가 참여해 제도와 역사,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기존의 매끈한 예술에 지루함을 느낀 관객에게 신선한 자극과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골프가 지루하다는 편견, 이번 주말 확실하게 깨집니다!

더 시에나 벨루토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더 시에나 오픈 2026’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내 시즌의 막을 올린다.이번 대회는 골프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에게도 매력적인 주말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복잡한 규칙과 용어 탓에 선뜻 다가서기 어려웠던 골프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TV와 OTT를 통해 집에서도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골프 입문자라면 모든 선수의 정보를 외우기보다, 이름이 익숙한 몇몇 스타 선수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모든 선수가 새로운 출발선에 서는 개막전은 시즌 중반의 복잡한 순위 경쟁이나 선수별 컨디션 흐름을 꿰고 있지 않아도, 경기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에 용이하다.이번 개막전은 ‘별들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KLPGA 대상 수상자 유현조와 상금왕 홍정민은 물론, 해외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임진영이 출전해 기세를 이어간다. 여기에 이예원, 박현경, 방신실 등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스타들과 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박성현까지 가세해 시즌 첫 우승컵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굳이 모든 규칙을 알지 못해도, 호쾌한 장타가 터져 나오는 순간이나 단 한 번의 퍼트로 승부가 갈리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골프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어떤 선수가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고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는지 따라가는 것 자체가 훌륭한 관전 포인트다.이번 대회는 골프 팬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따뜻한 봄날, 탁 트인 필드를 거닐며 스포츠 경기의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고 싶은 나들이객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