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은행 점포 감소에 '막막한' 어르신들

 스마트폰 하나로 손쉽게 금융 거래를 하는 시대, 은행 점포는 추억 속 이야기가 되어가는 걸까. 

 

국내 은행 점포 수가 6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점포 통폐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지역 간 금융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는 5,849곳으로, 1년 전(5,902곳)보다 53곳 줄었다. 2012년 7,835곳으로 정점을 찍었던 은행 점포는 10년 만에 2,000곳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2018년 3분기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은행 점포가 이처럼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점포를 직접 찾는 고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은 줄어드는 반면,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채널 이용은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 입장에서는 운영비용이 높은 점포를 유지하기보다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성에 유리하다. 최근 우리은행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금융센터를 포함한 전국 21개 점포를 통폐합한 것처럼, 은행들은 앞으로도 점포 축소 및 통폐합, 대형화를 통해 오프라인 점포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은행 점포 감소는 금융 소외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은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고령층 비중이 높아지는 지역이 은행 서비스 활용이 낮아 금융 소외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금융연구원 조사 결과 서울, 부산, 대전 등 대도시는 은행 점포까지의 거리가  1km 내외로 가까웠지만, 강원, 전남,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은행 점포를 이용하기 위해 최대 27km까지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 간 금융 격차를 심화시키고, 금융 취약계층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단순히 수익성만을 앞세워 점포를 줄이기보다는,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 교육 강화,  전담 창구 마련, 이동식 점포 운영 확대, 편의점 ATM 등 다양한 금융 접근 채널 확보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것' 덕분에 제주 해녀·방언 인기 폭발

롭게 각인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가 올 상반기 동안 소셜미디어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발간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폭싹속았수다편’ 보고서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기존의 제주 배경 드라마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제주의 매력을 전파했다.앞서 ‘웰컴투삼달리’와 ‘우리들의 블루스’ 같은 드라마들은 오조포구, 안돌오름, 광치기해변, 가파도, 비양도, 오일장 등 특정 촬영지 중심의 연관어가 주로 나타나 제주를 ‘여행지’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폭싹속았수다’는 ‘제주’, ‘성산일출봉’, ‘유채꽃밭’ 등 드라마 속 아름다운 자연경관뿐 아니라 ‘해녀’, ‘방언’, ‘문화’, ‘시대극’ 등 제주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는 키워드를 다수 포함해 제주를 ‘이야기’ 중심으로 전달한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해녀에 대한 관심은 드라마 방영 시점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드라마 방영 직전인 2025년 1~2월의 해녀 언급량은 월평균 약 5천 건 수준이었으나, 3월에는 7,460건으로 약 41% 증가했다. 이후 4월과 5월에도 각각 6,791건과 7,072건으로 높은 관심이 지속되었다. 기존의 ‘음식’, ‘식당’ 중심 연관어에서 벗어나 ‘엄마’, ‘삶’, ‘이야기’ 같은 정서적이고 인간적인 키워드가 함께 등장하며 해녀가 단순한 직업이나 관광 콘텐츠를 넘어 제주의 문화적 상징으로 다시 조명받는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또한 드라마에서 사용된 제주 고유의 방언과 표현들이 화제를 모으면서 제주 방언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크게 확대되었다. 유튜브에서는 2025년 3월과 4월 제주 방언 관련 콘텐츠가 각각 26편과 32편 업로드됐으며, 4월 한 달 동안 이들 영상의 누적 조회수가 약 220만 회에 달하는 등 제주어에 대한 호기심이 영상 콘텐츠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드라마의 주요 촬영지였던 김녕해수욕장과 제주목관아에 대한 방문객과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녕해수욕장으로의 차량 도착 수는 드라마 방영 전인 2025년 1~~2월 평균 2,442대에서 방영 후인 3~~4월 4,775대로 무려 96% 가까이 늘었으며, 온라인 언급량도 1,814건에서 2,602건으로 약 43% 증가했다. 제주목관아 역시 차량 도착 수가 198대에서 347대로 약 75% 증가했고, 온라인 언급량은 514건에서 744건으로 약 45% 상승하는 등 드라마 방영 효과가 실제 관광객 방문과 온라인 화제성에 고루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이 같은 데이터는 ‘폭싹속았수다’가 제주 관광 홍보에 있어 단순한 자연 풍광이나 관광 명소 소개를 넘어, 지역 문화와 전통,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제주를 새롭게 조명하는 데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해녀’와 ‘제주 방언’ 등 무형문화재적 가치와 지역 정체성을 드라마 콘텐츠에 녹여냄으로써 관광객들의 문화 체험 욕구를 자극하고, 이에 따라 관련 장소 방문이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는 제주가 단순한 휴양지에서 벗어나 고유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아우르는 풍부한 이야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폭싹속았수다’ 사례는 콘텐츠를 통한 지역 문화 가치 재조명과 관광 활성화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으며, 향후 지역 관광 정책과 콘텐츠 제작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