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 10대 '패드립' 배울 때…핀란드에선 중2가 초4에게 '이것' 가르친다

 한국의 10대들이 온라인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마주하는 것은 '패드립(가족을 향한 욕설)', '성희롱', '장애인 혐오'와 같은 여과되지 않은 폭력이다. 익명의 공간에서 중고등학생 형들에게 배우는 것이라고는 세상을 향한 냉소와 혐오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아를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에 차별과 혐오가 깊숙이 파고들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극우적 신념으로까지 이어질 위험을 내포한다. 하지만 이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아 줄 안전장치, 즉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한국의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선진국으로 불리는 핀란드의 교실을 들여다보자. 그곳에서는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 펼쳐진다. 핀란드의 한 종합학교, 우리나라의 중학교 1, 2학년에 해당하는 7, 8학년 학생들은 1교시부터 '온라인 괴롭힘은 왜 생기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이들은 조별 토론을 통해 "처벌과 모니터링 부족", "익명성의 악용" 등 놀랍도록 분석적인 답을 스스로 찾아낸다.

 

핀란드 교육의 진짜 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수업의 핵심은 바로 '가르치기 위해 배우는 것'에 있다. 중학생들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이 내용을 어떻게 초등학교 4학년 후배들에게 가르칠지 구체적인 교수법까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받는다. 이는 '지원 학생(Tukioppilas)'이라 불리는 핀란드 특유의 멘토링 교육 시스템이다. 50년 넘게 발전해 온 이 교수법은 선배가 멘토가 되어 후배를 직접 가르치는 방식이다. 선배는 가르치는 과정에서 내용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고, 후배들은 딱딱한 교사의 설명보다 눈높이에 맞는 선배의 말을 훨씬 효과적으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두 시간 뒤, 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는 훨씬 더 활기찬 수업이 진행된다. "어제 게임 한 사람, 제자리 뛰기!"와 같은 놀이로 시작해 아이들의 흥미를 끈 뒤, "안전하게 미디어를 쓰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앞서 수업을 들었던 중학생 멘토들이 각 조에 투입되어 후배들의 토론을 돕는다. 단어 뜻을 설명해주고, 추가 질문으로 생각을 이끌어내는 선배들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후배들은 선생님의 말보다 선배의 말을 더 경청하며 미디어 세상의 규칙을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핀란드 교육자들은 10살(초4)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막 미디어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시기라 교육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의 영향력"과 같이 어려운 개념은 "사탕 꾸러미에서 좋아하는 맛 하나를 꺼냈더니 다른 사탕도 그 맛으로 변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비유로 설명한다. 이 조기 교육 덕분에 아이들은 '모르는 사람이 보낸 링크'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혼자 끙끙 앓는 대신 어른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배경에는 '교사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자리 잡고 있다. 핀란드 교사들은 대부분 석사 학위 소지자로, 사회적 존중과 신뢰가 두텁다. 덕분에 교사들은 전쟁 관련 가짜뉴스 같은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것을 금기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접하는 틀린 정보를 바로잡아주는 것을 '교사의 당연한 의무'로 여긴다. 혐오와 가짜뉴스에 아이들이 물들지 않도록 국가와 학교, 가정이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핀란드 미디어 교육의 핵심이다.

 

소외됐던 도계읍, 지역상생형 관광 모델로 우뚝

의 번영을 누렸던 도계는 해발 800m 고원지대에 위치한 인근 태백이나 정선과 달리 낮은 지대에 자리 잡은 탓에 폐광 지역으로서의 정체성이 덜 부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삼척관광문화재단과 강원랜드 하이원 추추파크가 도계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손을 맞잡으면서, 잊혔던 탄광 마을이 이색적인 철도 여행의 성지로 탈바꿈할 준비를 마쳤다.양 기관은 최근 체결한 업무협약을 통해 도계권 관광 콘텐츠의 공동 개발과 효율적인 마케팅 협력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홍보를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상생형 관광 모델을 구축하여 침체된 도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석탄 산업의 쇠퇴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했던 도계 입장에서는 하이원 추추파크라는 강력한 관광 인프라와의 결합이 지역의 운명을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도계 관광의 핵심 자산인 하이원 추추파크는 과거 기차가 지그재그로 산을 오르내리던 '스위치백' 구간의 옛 선로를 활용해 조성된 국내 유일의 철도 테마파크다. 이곳은 도계의 험준한 지형이 만들어낸 독특한 철도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삼척 시내권 관광지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기차 여행이라는 향수와 도계만의 지형적 특성이 결합한 콘텐츠는 천편일률적인 국내 관광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도계의 숨은 보석으로 불리는 미인폭포 역시 이번 관광 활성화 계획의 주요 거점이다. 붉은색 암벽과 비취색 물빛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미인폭포는 최근 SNS를 통해 젊은 층 사이에서 '인생샷'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척관광문화재단은 하이원 추추파크의 철도 콘텐츠와 미인폭포의 자연경관을 잇는 연계 상품을 개발하여, 관광객들이 도계에 더 오래 머물며 지역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삼척관광문화재단 측은 이번 협력이 도계권에 흩어져 있던 관광 자원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명소들이 통합된 마케팅망 안으로 들어오면서 삼척 전체 관광의 경쟁력이 한 단계 격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단은 앞으로도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도계만의 정체성이 담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폐광 지역이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관광 활성화의 이정표를 제시할 계획이다.하이원 추추파크와 삼척시의 의기투합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로 고민하던 도계읍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과거 검은 노다지를 캐내던 탄광촌의 열기는 이제 스위치백 열차의 경적 소리와 미인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 상생을 기반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도계는 석탄 산업의 유산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성공적인 관광 전환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