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부산비엔날레, 폐교·폐공장서 '합창'한다

 이미지와 언어가 융단폭격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부산비엔날레가 '말'의 권위를 내려놓고 소리와 몸의 리듬에 집중하는 파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2026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전시의 주제인 '불협하는 합창(Dissident Chorus)'을 공식 발표했다. 공동 전시감독인 아말 칼라프와 에블린 사이먼스는 폭력적인 언어와 가짜뉴스, 과잉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 발화된 언어가 여전히 유효한 소통 수단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기존의 시각적 오브제 중심 전시에서 탈피하여 사운드와 비트, 퍼포먼스를 통해 또 다른 감각의 소통 방식을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는 부산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세 곳의 거점을 활용해 마치 교향곡의 '3개의 악장'처럼 전개된다. 첫 번째 악장은 생태보호구역인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물'을 매개로 돌봄과 재생, 공존의 개념을 탐구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감독들은 을숙도가 지닌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며, 그동안 주류 역사에서 듣지 못했던 소외된 목소리와 정치적 저항의 메시지를 사운드와 기록 체계로 담아낼 계획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소리의 울림으로 풀어내는 이 과정은 관람객들에게 청각적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악장은 영도 바닷가의 옛 선박수리공장을 개조한 스페이스 원지에서 이어진다. 노동과 기계의 흔적이 선명한 이 공간은 바다를 단순한 풍경이 아닌 역사와 정치, 이동의 기억이 중첩된 시적 공간으로 재해석한다. 에블린 사이먼스 감독은 노예무역과 디아스포라 등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 인류의 이동과 그 이면의 현실을 장소 특정적 작업으로 풀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친 기계음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펼쳐지는 예술적 실천은 노동의 역사와 현대 정치의 복잡한 관계를 감각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세 번째 악장의 무대는 폐교된 옛 부산남고등학교다. 감독들은 이 공간을 통해 공교육이 가르쳐온 역사와 지식의 전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학교라는 제도적 공간은 이제 집단적 제작 과정과 커뮤니티 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의 공존 방식을 실험하는 장으로 변모한다. 참여 작가들은 지역 사회와 협업하며 우리가 어떤 역사를 후대에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 나선다. 폐교된 교실과 복도에 울려 퍼질 새로운 합창은 교육의 본질과 공동체의 미래를 묻는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질문이 될 것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집단적 실천과 경험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참여 작가 44팀 중 상당수가 콜렉티브 형태로 활동하며, 사운드와 비디오, 퍼포먼스 등을 초학제적으로 결합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신작 커미션 형태로 제작되는 만큼, 전시의 개방성과 예측 불가능성 자체가 중요한 예술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준 조직위원장은 현대미술의 파동이 물질적 요소에서 사운드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아시아 작가들의 감각을 깊이 있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8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65일간 대장정에 돌입하는 2026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영도, 폐교 공간을 잇는 거대한 소리의 지도를 그린다. 23개국에서 모인 작가들이 빚어내는 '불협하는 합창'은 정제된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동시대의 혼란과 희망을 리듬에 실어 보낼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시각적 자극에 지친 눈을 잠시 감고, 부산의 장소성이 뿜어내는 소리와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소리의 연대가 부산의 가을을 어떻게 물들일지 미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라뱃길이 수영장으로? 계양구 여름 축제 개최

라온 황어광장 일대에서 '제4회 계양아라온 워터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며 지역의 대표적인 여름 행사로 자리 잡은 이번 축제는 단순한 물놀이를 넘어 수상 레저와 다채로운 공연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축제의 면모를 갖췄다.축제의 중심인 황어광장 수변에는 대형 수영장이 설치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여기에 짜릿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워터슬라이드가 더해져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시원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인근 귤현나루에서는 평소 접하기 힘든 동력 수상 레저 기구 체험이 마련된다.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체험선과 독특한 모양의 도넛보트를 직접 타보며 아라뱃길의 풍광을 즐기는 경험은 이번 축제만의 백미로 꼽힌다.물놀이 시설 외에도 축제장 곳곳에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 지역 예술인들과 청소년들이 준비한 버스킹 공연이 수변의 낭만을 더하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페이스 페인팅 부스도 운영된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팀을 이뤄 참여할 수 있는 물풍선 과녁 맞히기 게임은 축제 현장에 웃음소리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이웃과 가족이 소통하는 문화의 장을 지향하는 축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이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고물가 여파로 여름 휴가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별도의 비용 없이 고품질의 물놀이와 수상 체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다만 안전하고 쾌적한 이용을 위해 사전 예약제가 실시된다. 예약은 7월 10일 오전 10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조기 마감이 예상되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있다.사전 예약을 놓친 시민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축제 당일 현장 상황에 따라 잔여분에 한해 현장 접수도 병행할 방침이다. 또한 구 측은 축제 기간 중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됨에 따라 방문객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인천지하철 1호선 계양역과 행사장 사이를 상시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주차난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계양아라온 워터축제는 도심 속 유휴 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휴식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역 축제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아라뱃길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밤의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 관계자는 안전 요원 배치와 수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