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물감 대신 전선, 장수익이 그린 기억의 잔상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명봉에서 오는 20일부터 장수익 작가의 개인전 '잔상의 자화상'이 막을 올린다. 이번 전시는 전통적인 회화의 틀을 깨고 전선이라는 이색적인 매체를 화면 위에 배열해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작가는 붓과 물감 대신 다양한 색상의 전선을 판넬 위에 픽셀처럼 촘촘하게 쌓아 올림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파편화된 기억을 물리적인 실체로 구현해 냈다. 전선 고유의 색감이 층층이 쌓여 만들어낸 화면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형상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복잡하게 얽힌 선들의 집합체로 변모하며 관람객에게 낯선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장수익 작가에게 전선은 단순한 산업용 자재나 전기를 전달하는 매개체를 넘어선다. 그는 전선을 현대 사회를 부유하는 수많은 정보와 인간의 내밀한 감정이 오가는 통로이자 통로 그 자체로 바라본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메시지와 데이터들이 우리 뇌리에 남기는 희미한 잔상들을 작가는 전선의 굵기와 색채, 배열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재구성했다. 이는 보이지 않는 감정의 흐름을 가시적인 선의 궤적으로 치환하여,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낸 기억들이 현재의 자아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시를 기획한 어울아트센터 측은 이번 작업이 현대인들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매일 보고 듣고 경험하는 방대한 양의 기억들이 현재의 감정과 인식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되돌아보게 한다는 취지다. 관람객들은 전선으로 빚어진 형상들 사이에서 자신의 과거 기억을 다시 마주하고, 그 안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와 감정의 조각들을 찾아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캔버스 위에 고착된 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전선이라는 전도체를 통해 끊임없이 순환하는 기억의 에너지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이번 전시의 묘미다.

 

작품 속에 투영된 '잔상'은 시간이 흐르며 희석된 기억의 파편들을 상징한다. 정보가 흐르는 전선이 멈춰진 화면에 고정되었을 때 발생하는 시각적 긴장감은 현대인이 느끼는 피로와 안식의 이중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작가는 전선을 엮고 붙이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흩어진 감정들을 하나로 응축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적인 형태들을 자화상의 일부로 수용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결과물만큼이나 과정의 수행성을 중시하는 작가의 예술 철학을 반영하고 있으며, 관람객들에게는 기억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전시 현장에서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전문 도슨트의 해설 프로그램은 물론, 작품 옆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감상할 수 있어 작가의 의도를 더욱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문턱 낮은 전시 구성은 지역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학 시즌을 맞아 학생들에게는 재료의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적인 예술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수익 개인전 '잔상의 자화상'은 8월 8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하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문을 닫는다. 물감의 농담 대신 전선의 밀도로 채워진 갤러리 명봉의 공간은 현대 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실험적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선이라는 차가운 소재가 작가의 손길을 거쳐 따뜻한 기억의 매개체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이번 여름 대구 시민들에게 특별한 예술적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어울아트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라뱃길이 수영장으로? 계양구 여름 축제 개최

라온 황어광장 일대에서 '제4회 계양아라온 워터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며 지역의 대표적인 여름 행사로 자리 잡은 이번 축제는 단순한 물놀이를 넘어 수상 레저와 다채로운 공연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축제의 면모를 갖췄다.축제의 중심인 황어광장 수변에는 대형 수영장이 설치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여기에 짜릿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워터슬라이드가 더해져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시원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인근 귤현나루에서는 평소 접하기 힘든 동력 수상 레저 기구 체험이 마련된다.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체험선과 독특한 모양의 도넛보트를 직접 타보며 아라뱃길의 풍광을 즐기는 경험은 이번 축제만의 백미로 꼽힌다.물놀이 시설 외에도 축제장 곳곳에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 지역 예술인들과 청소년들이 준비한 버스킹 공연이 수변의 낭만을 더하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페이스 페인팅 부스도 운영된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팀을 이뤄 참여할 수 있는 물풍선 과녁 맞히기 게임은 축제 현장에 웃음소리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이웃과 가족이 소통하는 문화의 장을 지향하는 축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이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고물가 여파로 여름 휴가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별도의 비용 없이 고품질의 물놀이와 수상 체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다만 안전하고 쾌적한 이용을 위해 사전 예약제가 실시된다. 예약은 7월 10일 오전 10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조기 마감이 예상되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있다.사전 예약을 놓친 시민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축제 당일 현장 상황에 따라 잔여분에 한해 현장 접수도 병행할 방침이다. 또한 구 측은 축제 기간 중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됨에 따라 방문객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인천지하철 1호선 계양역과 행사장 사이를 상시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주차난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계양아라온 워터축제는 도심 속 유휴 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휴식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역 축제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아라뱃길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밤의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 관계자는 안전 요원 배치와 수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