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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5억 거절한 이강인, ATM행 '낭만' 선택

 대한민국 축구의 간판 이강인이 프랑스 무대를 뒤로하고 3년 만에 스페인 라리가로 복귀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소식에 정통한 루벤 아리아 기자는 7일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입단을 축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 영입을 위해 파리 생제르맹에 기본 이적료 3,500만 유로와 옵션을 포함해 최대 4,000만 유로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서류 작업을 포함한 최종 절차만 남겨둔 사실상의 완료 상태이며, 계약 기간은 2031년까지 5년 장기 계약이 유력하다.

 

이번 이적 과정에서 이강인의 확고한 의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미 월드컵 기간 중 잉글랜드의 토트넘 홋스퍼와 이탈리아의 유벤투스가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나 이강인은 오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행만을 고집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으로부터 총액 약 1,475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연봉 제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의 도전이라는 스포츠 프로젝트를 위해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돈보다 명예와 성장을 선택한 그의 결단에 현지 전문가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강인의 복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도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구단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로 떠난 팀의 상징 앙투안 그리즈만의 대체자로 이강인을 낙점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뛰어난 연계 능력과 창의적인 기술을 보유한 이강인을 2선 공격 전 지역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로도 활용할 구상을 마쳤다. 지난 1월부터 그를 눈여겨봤던 마테우 알레마니 단장 역시 공격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적임자로 이강인을 꼽으며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파리 생제르맹에서의 생활은 영광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전천후 공격 자원으로 활약하며 리그앙 우승에 기여했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기대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팀이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역사적인 순간에도 이강인은 토너먼트 후반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더 많은 출전 시간과 확실한 역할을 원했던 그는 구단에 지속적으로 이적을 요청했고, 결국 시메오네 감독의 품에 안기게 됐다.

 


현지에서는 이강인 영입이 가져올 마케팅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의 입단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는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각인시킬 대단히 전략적인 영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오는 8월로 예정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한국 투어는 이강인의 합류로 인해 상업적 가치가 폭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고국 팬들 앞에 서는 이강인의 모습은 구단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최고의 홍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메오네 감독은 현재 미국에서 월드컵을 관전하며 프리시즌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그는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이 자신의 전술적 유연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렌시아 유스 출신으로 스페인 축구 문화에 익숙한 이강인이 마드리드라는 새로운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녹아들지가 관건이다. 그리즈만의 등번호와 역할을 이어받게 될 이강인이 라리가의 명문 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며 진정한 '마드리드의 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 간 고양이버스… 지브리전 개막

전 인 제주'는 약 3100㎡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에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명작들의 무대를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고양이버스는 폭신한 털의 질감을 살려 목적지를 제주로 설정해 눈길을 끌었으며, 5m 높이의 웅장한 천공의 성 라퓨타 조형물은 제주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이번 전시의 개막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지브리의 산증인인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의 깜짝 내한 덕분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40년간 스튜디오를 이끌어온 그는 개막식 현장에서 제주 전시만이 가진 독특한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캐릭터의 생명력은 결국 그를 뒷받침하는 배경에서 나온다는 미야자키 감독의 철학을 언급하며,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지브리 작품 속 배경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에 깊은 감명을 표했다.스즈키 프로듀서는 이번 제주 전시가 성사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으로 한국 대원미디어 정욱 회장과의 오랜 인연을 꼽았다. 1970년대 후반 비슷한 시기에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두 사람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그는 단순히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궁합이 일의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브리가 한국 대중에게 폭넓게 소개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만남의 결실임을 명확히 했다.전 세계가 지브리의 작품에 열광하는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이 공유되었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지브리의 메시지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닌, 삶을 살아가다 보면 분명 즐거운 일도 있다는 소박하지만 강력한 긍정의 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으로 주제를 설정하기보다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던져지는 질문들을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곧 지브리만의 정체성이라는 분석이다.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유대감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두 나라가 형제와 같은 정서를 공유하고 있기에 지브리의 감성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았다. 특히 '모노노케 히메'와 같은 작품이 보여주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제주의 숲과 만나면서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인 감동을 자아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지브리 문학이 가진 치유의 힘이 한국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제주동화마을 일대를 지브리의 감성으로 물들인 이번 전시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원화 전시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관람객들은 숲길을 거닐며 토토로를 만나고, 라퓨타의 거대 로봇 병사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일상의 피로를 잊는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제주의 바람과 지브리의 철학이 만나 빚어낸 이 특별한 공간은 올여름 제주를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환상적인 경험과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