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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재봉쇄… 이란의 위험한 도박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기 위한 이란의 행보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해협 폐쇄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들며 국제 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부담과 경제적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양보할 것이라는 계산된 도박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주변 미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까지 감행하며 전면전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형국이다.

 

이란 지도부의 이러한 절박함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 곧 정권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이들은 미국이 설정한 안전 항로를 통과하려는 선박들을 무차별적으로 위협하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도발은 결국 지난달 어렵게 이끌어냈던 종전 양해각서의 효력을 무력화시켰다. 60일간의 휴전 기간을 통해 평화 로드맵을 구상하려던 양국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으며, 다시금 보복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국제 전문가들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역이용하려 한다고 분석한다. 전쟁의 장기화를 꺼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고려해, 저강도 분쟁을 지속하며 미국을 지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는 이란에게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불안이 미국 내 표심에 악영향을 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타협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역시 만만치 않다. 그는 이란의 암살 모의 첩보를 입수하는 등 개인적인 분노와 더불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해협 통제권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이곳은 미국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경제적 생명선이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면서 외교적 타협의 공간은 급격히 좁아지고 있으며, 강대강 대치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란의 이러한 강경 노선 뒤에는 새롭게 들어선 지도부의 성격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초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 이후 권력을 승계한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버지보다 더욱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부친의 복수를 천명하며 체제 결속을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과거의 지도부가 계산된 행동을 보였다면, 현재의 새 지도부는 검증되지 않은 돌발성을 지니고 있어 사태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질 위험이 크다.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의 고위급 대화 채널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지난달 부통령 급의 만남이 성사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해협에서의 충돌과 장례 일정 등이 겹치며 후속 협상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다국적 정보기구들은 현재 해당 항로의 위협 수준을 '심각' 단계로 격상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중동의 긴장 완화를 위한 수개월간의 외교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면서,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호르무즈발 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제주 간 고양이버스… 지브리전 개막

전 인 제주'는 약 3100㎡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에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명작들의 무대를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고양이버스는 폭신한 털의 질감을 살려 목적지를 제주로 설정해 눈길을 끌었으며, 5m 높이의 웅장한 천공의 성 라퓨타 조형물은 제주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이번 전시의 개막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지브리의 산증인인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의 깜짝 내한 덕분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40년간 스튜디오를 이끌어온 그는 개막식 현장에서 제주 전시만이 가진 독특한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캐릭터의 생명력은 결국 그를 뒷받침하는 배경에서 나온다는 미야자키 감독의 철학을 언급하며,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지브리 작품 속 배경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에 깊은 감명을 표했다.스즈키 프로듀서는 이번 제주 전시가 성사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으로 한국 대원미디어 정욱 회장과의 오랜 인연을 꼽았다. 1970년대 후반 비슷한 시기에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두 사람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그는 단순히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궁합이 일의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브리가 한국 대중에게 폭넓게 소개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만남의 결실임을 명확히 했다.전 세계가 지브리의 작품에 열광하는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이 공유되었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지브리의 메시지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닌, 삶을 살아가다 보면 분명 즐거운 일도 있다는 소박하지만 강력한 긍정의 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으로 주제를 설정하기보다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던져지는 질문들을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곧 지브리만의 정체성이라는 분석이다.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유대감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스즈키 프로듀서는 두 나라가 형제와 같은 정서를 공유하고 있기에 지브리의 감성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았다. 특히 '모노노케 히메'와 같은 작품이 보여주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제주의 숲과 만나면서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인 감동을 자아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지브리 문학이 가진 치유의 힘이 한국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제주동화마을 일대를 지브리의 감성으로 물들인 이번 전시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원화 전시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관람객들은 숲길을 거닐며 토토로를 만나고, 라퓨타의 거대 로봇 병사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일상의 피로를 잊는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제주의 바람과 지브리의 철학이 만나 빚어낸 이 특별한 공간은 올여름 제주를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환상적인 경험과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