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응징에 열광하는 사회…무너진 교권이 부른 '참교육'

 대중문화 콘텐츠인 드라마 '참교육'이 현실 세계의 교육 및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투영하는 거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관련 토론회를 열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교권 침해와 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드라마 속 가상 기관이 행하는 강력한 응징에 대중이 열광하는 현상은,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몰리는 현실과 악성 민원에 무방비로 노출된 교사들의 고립감이 임계치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서이초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교사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대한 교권 침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정당한 교육 활동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처벌 면책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가 교육자가 아닌 민원 처리반이나 감정 노동자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며, 학교폭력 조사 업무를 외부 전문 기관으로 완전히 이관해야 한다는 제안도 구체화되고 있다.

 


소년 범죄의 양적 팽창과 질적 흉포화 역시 시급한 과제로 다뤄졌다. 통계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인원은 최근 6년 사이 2.5배가량 급증했으며, 특히 성범죄와 폭력 등 강력 범죄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현행 만 14세 미만인 형사책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검찰 등 사법 당국 관계자들은 살인이나 마약 등 중대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형사 사법 체계 내에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내부의 여론은 제도 개선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교원 단체의 설문 조사 결과, 현직 교사의 96% 이상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했으며 90%에 가까운 인원이 중대 교권 침해의 학생부 기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교실 내 안전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온정주의적 접근보다는 명확한 법적 기준과 책임 추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물리적 폭행을 경험한 교사가 30%에 달한다는 통계는 사태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처벌 위주의 대책이 지닌 한계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부모 단체와 피해자 지원 기관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벌만큼이나 피해 학생의 회복을 위한 국가적 책임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처벌 강화가 곧바로 피해자의 일상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만큼, 기숙형 회복 지원 기관을 확대하고 가족 상담 프로그램을 제도화하는 등 입체적인 지원 체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응징과 회복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향후 입법 과정의 최대 난제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은 이번 토론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관련 법안 개정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드라마 '참교육'이 던진 메시지를 단순한 오락으로 치부하지 않고, 무너진 공교육의 권위를 세우고 학생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서이초 3주기를 기점으로 교권 보호와 소년법 개정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 도출 시도가 본격화되면서, 교육 현장의 요구가 실제 법제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폭염 씻는 옥빛 물길, 강원도 계곡 트레킹

수직 절벽인 '뼝대'가 병풍처럼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다. 이곳은 평소 자갈밭이었다가 비가 온 뒤에만 옥빛 물길이 열리는 복류천의 특성을 지녀, 적절한 시기에 방문하면 수억 년의 세월이 빚은 대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계곡 중간에 자리한 '숲속책방'은 트레커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선사하며, 자연과 문학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양양의 법수치 계곡은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은밀한 휴식처다. 오대산 자락에서 발원한 맑은 물줄기가 굽이치는 이곳은 수령 500년이 넘는 거대한 제왕송과 폐교된 분교가 어우러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법수치 마을까지 이어지는 8km의 물길은 한 번 진입하면 되돌아오거나 끝까지 가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지만,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용소의 짙은 물빛은 트레커들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의 자연 속에서 즐기는 물길 산책은 진정한 고립의 미학을 선사한다.삼척과 울진의 경계에 위치한 응봉산 자락의 덕풍계곡은 기암괴석과 협곡이 빚어낸 한 폭의 산수화다. 특히 용소골의 제1용소와 제2용소는 거대한 검은 벽이 소를 둘러싸고 있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험준한 구간마다 설치된 철제 계단과 난간 덕분에 초보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협곡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8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수와 용트림하는 물줄기는 폭염조차 침범하지 못하는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만든다.인제 방태산 자락의 아침가리 계곡은 '삼둔 사가리'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원시림의 보고다. 방동약수에서 시작해 조경동교를 거쳐 진동리까지 이어지는 11km 구간은 산길과 물길이 조화롭게 섞여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계곡 중간의 뚝발소처럼 깊고 푸른 웅덩이는 섬뜩할 정도의 신비로움을 자아내며 트레커들을 유혹한다.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든다는 이름처럼, 울창한 숲이 만들어낸 천연 지붕 아래를 걷다 보면 도심의 열기는 어느새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된다.계곡 트레킹은 일반적인 등산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위험 요소가 많아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이끼 낀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접지력이 좋은 전용 신발을 착용해야 하며,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에 대비해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수심이 깊은 소(沼) 주변에서는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체온 유지를 위한 여벌 옷과 방수 팩 준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지정된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강원도의 깊은 골짜기마다 숨겨진 옥빛 물길은 올여름 폭염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경험은 단순한 피서를 넘어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정선의 뼝대부터 인제의 원시림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계곡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트레커들을 환대하고 있다. 이번 주말, 무거운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강원도의 청량한 물길 속으로 뛰어들어 보는 것은 무더위를 이겨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