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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 후 홀로 남겨진 신구 근황…후배들도 끝내 눈물

 대한민국 연기 역사의 산증인인 배우 신구가 지난해 사별한 아내를 향한 깊은 그리움을 드러내며 대중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최근 한 웹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는 평생을 함께해 온 반려자가 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진 일상의 고독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냈다. 5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삶의 궤적을 공유했던 동반자의 부재는 대배우에게도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다가왔음을 짐작게 했다. 이날 방송은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한 인간으로서의 상실감을 진솔하게 조명하며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현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후배 배우들은 신구가 처한 적적한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신구를 아버지처럼 따르던 이상윤은 사모님이 떠난 뒤 홀로 계신 선생님의 집이 너무나 고요해 보였다며 당시의 침통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신구는 자신이 먼저 떠날 줄 알았지 아내가 먼저 세상을 등질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이별 앞에서 느꼈던 막막함과 당혹감은 그 어떤 연기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실제 삶의 아픔이었다.

 


신구의 일상에는 여전히 아내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는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아, 그저 잠시 외출 중인 것으로 여기며 하루를 보낸다고 털어놓았다. 집에 들어설 때마다 습관적으로 인사를 건네는 그의 모습은 사별 후에도 끊어지지 않는 부부의 연을 보여주었다. 죽음이라는 물리적 단절조차 50년 세월이 쌓아 올린 습관과 애정을 완전히 지워내지는 못한 셈이다. 이러한 고백은 현장에 있던 동료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슬픔에만 침잠해 있기보다 삶을 묵묵히 견뎌내는 대배우의 태도는 숙연함마저 자아냈다. 그는 아내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지만,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끼니를 챙기고 일상을 유지하며 시간을 견뎌냈다고 말했다. 견디다 보니 결국 견뎌지더라는 그의 말은 상실의 고통을 겪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소리 없는 위로가 되었다. 1974년 결혼 이후 슬하에 아들을 두며 평범하고도 단단한 가정을 일궈왔던 그의 삶의 철학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주변의 따뜻한 보살핌과 연기를 향한 열정은 신구가 슬픔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고(故) 하정숙 씨를 떠나보낸 뒤에도 그는 무대를 떠나지 않고 연극 활동을 지속하며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있다. 후배 배우들은 그가 현장에서 보여주는 열정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일상의 상실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어른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신구는 사별의 아픔을 겪는 중에도 특유의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으며 남겨진 시간을 소중히 대하고 있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은 이제 그의 연기 속에 녹아들어 더욱 깊은 감성을 만들어내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대중은 그가 전하는 담담한 위로에 박수를 보내며, 홀로 남겨진 그의 일상이 더 이상 외롭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배우의 진솔한 고백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부부의 사랑을 증명하며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폭염 씻는 옥빛 물길, 강원도 계곡 트레킹

수직 절벽인 '뼝대'가 병풍처럼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다. 이곳은 평소 자갈밭이었다가 비가 온 뒤에만 옥빛 물길이 열리는 복류천의 특성을 지녀, 적절한 시기에 방문하면 수억 년의 세월이 빚은 대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계곡 중간에 자리한 '숲속책방'은 트레커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선사하며, 자연과 문학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양양의 법수치 계곡은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은밀한 휴식처다. 오대산 자락에서 발원한 맑은 물줄기가 굽이치는 이곳은 수령 500년이 넘는 거대한 제왕송과 폐교된 분교가 어우러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법수치 마을까지 이어지는 8km의 물길은 한 번 진입하면 되돌아오거나 끝까지 가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지만,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용소의 짙은 물빛은 트레커들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의 자연 속에서 즐기는 물길 산책은 진정한 고립의 미학을 선사한다.삼척과 울진의 경계에 위치한 응봉산 자락의 덕풍계곡은 기암괴석과 협곡이 빚어낸 한 폭의 산수화다. 특히 용소골의 제1용소와 제2용소는 거대한 검은 벽이 소를 둘러싸고 있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험준한 구간마다 설치된 철제 계단과 난간 덕분에 초보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협곡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8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수와 용트림하는 물줄기는 폭염조차 침범하지 못하는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만든다.인제 방태산 자락의 아침가리 계곡은 '삼둔 사가리'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원시림의 보고다. 방동약수에서 시작해 조경동교를 거쳐 진동리까지 이어지는 11km 구간은 산길과 물길이 조화롭게 섞여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계곡 중간의 뚝발소처럼 깊고 푸른 웅덩이는 섬뜩할 정도의 신비로움을 자아내며 트레커들을 유혹한다.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든다는 이름처럼, 울창한 숲이 만들어낸 천연 지붕 아래를 걷다 보면 도심의 열기는 어느새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된다.계곡 트레킹은 일반적인 등산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위험 요소가 많아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이끼 낀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접지력이 좋은 전용 신발을 착용해야 하며,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에 대비해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수심이 깊은 소(沼) 주변에서는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체온 유지를 위한 여벌 옷과 방수 팩 준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지정된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강원도의 깊은 골짜기마다 숨겨진 옥빛 물길은 올여름 폭염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경험은 단순한 피서를 넘어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정선의 뼝대부터 인제의 원시림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계곡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트레커들을 환대하고 있다. 이번 주말, 무거운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강원도의 청량한 물길 속으로 뛰어들어 보는 것은 무더위를 이겨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