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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군 기지 85곳 보복… 중동 전운 고조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 체결 한 달 만에 다시 총성을 주고받으며 중동 전역에 전운이 짙게 깔리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8일 호르무즈해협 인근 이란 군사 시설 90여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하며 연이틀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 작전은 이란의 민간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이란 해안의 방공 시스템과 미사일 보관소 등 핵심 물류 인프라가 주요 타격 대상이 됐다. 전날 남부 항구도시에 집중됐던 미군의 폭격 범위가 북동부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사실상 종전 합의는 파기 수순에 접어든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자신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 중에도 이란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추가적인 해상 봉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유조선을 계속 공격할 경우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종전 합의가 이미 유명무실해졌음을 시인했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려는 고도의 압박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란 역시 미국의 공습에 즉각적인 대규모 반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바레인과 쿠웨이트 등에 위치한 미군 시설 85곳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하며 강대강 대치 국면을 이어갔다. 이란 측 협상단은 미국이 타격한다면 똑같이 보복당할 것이라며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이 오직 이란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종전 MOU를 공식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양국 관계는 합의 이전의 험악했던 상태로 급격히 회귀하고 있다.

 

무력 충돌의 근본 원인으로는 종전 합의 당시 명확하게 결론 내지 못한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문제가 꼽힌다. 이란은 휴전 합의 이후에도 국제 수로에서 상선들을 위협하며 실질적인 봉쇄를 지속해 왔고, 미국은 이를 자유 항행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규정해 왔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에서 간헐적인 무력 충돌이 반복되면서, 전쟁도 평화도 아닌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전면전의 부담을 느끼면서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제한적 국지전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둘러싼 긴박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돌연 전용기를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타며 보안을 강화했다. 그는 자신이 이란의 암살 대상 1순위임을 언급하며 이란의 위협을 의식한 조치임을 숨기지 않았다. 비밀경호국은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예방적 차원에서 기종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국 간의 갈등이 단순한 군사적 대결을 넘어 지도자의 신변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전 확대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이란이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압박을 통한 새로운 협상 판 짜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란의 반발이 거세고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중동의 화약고는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공습과 이란의 보복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 속에 국제 사회의 우려 섞인 시선이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폭염 씻는 옥빛 물길, 강원도 계곡 트레킹

수직 절벽인 '뼝대'가 병풍처럼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다. 이곳은 평소 자갈밭이었다가 비가 온 뒤에만 옥빛 물길이 열리는 복류천의 특성을 지녀, 적절한 시기에 방문하면 수억 년의 세월이 빚은 대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계곡 중간에 자리한 '숲속책방'은 트레커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선사하며, 자연과 문학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양양의 법수치 계곡은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은밀한 휴식처다. 오대산 자락에서 발원한 맑은 물줄기가 굽이치는 이곳은 수령 500년이 넘는 거대한 제왕송과 폐교된 분교가 어우러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법수치 마을까지 이어지는 8km의 물길은 한 번 진입하면 되돌아오거나 끝까지 가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지만,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용소의 짙은 물빛은 트레커들의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의 자연 속에서 즐기는 물길 산책은 진정한 고립의 미학을 선사한다.삼척과 울진의 경계에 위치한 응봉산 자락의 덕풍계곡은 기암괴석과 협곡이 빚어낸 한 폭의 산수화다. 특히 용소골의 제1용소와 제2용소는 거대한 검은 벽이 소를 둘러싸고 있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험준한 구간마다 설치된 철제 계단과 난간 덕분에 초보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협곡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8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수와 용트림하는 물줄기는 폭염조차 침범하지 못하는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에 감탄하게 만든다.인제 방태산 자락의 아침가리 계곡은 '삼둔 사가리'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원시림의 보고다. 방동약수에서 시작해 조경동교를 거쳐 진동리까지 이어지는 11km 구간은 산길과 물길이 조화롭게 섞여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계곡 중간의 뚝발소처럼 깊고 푸른 웅덩이는 섬뜩할 정도의 신비로움을 자아내며 트레커들을 유혹한다.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든다는 이름처럼, 울창한 숲이 만들어낸 천연 지붕 아래를 걷다 보면 도심의 열기는 어느새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된다.계곡 트레킹은 일반적인 등산보다 체력 소모가 크고 위험 요소가 많아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이끼 낀 바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접지력이 좋은 전용 신발을 착용해야 하며,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에 대비해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수심이 깊은 소(沼) 주변에서는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체온 유지를 위한 여벌 옷과 방수 팩 준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지정된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강원도의 깊은 골짜기마다 숨겨진 옥빛 물길은 올여름 폭염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경험은 단순한 피서를 넘어 자연과 하나 되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정선의 뼝대부터 인제의 원시림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계곡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트레커들을 환대하고 있다. 이번 주말, 무거운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강원도의 청량한 물길 속으로 뛰어들어 보는 것은 무더위를 이겨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