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고가주택 세금 판 바뀐다

정부가 고가 주택을 가진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실제 거주 여부’와 ‘주택 가격’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1채만 보유하고 있더라도 거주하지 않거나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높으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반대로 실제 거주하는 1주택자에게는 일부 공제 혜택을 늘려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거주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는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2억 원을 공제하지만, 앞으로는 실거주자는 14억 원을 공제받는다. 반면 해당 주택에 살지 않는 1주택자는 공제액이 9억 원으로 낮아진다. 같은 1주택자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 과세표준이 커져 세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거주 목적의 주택 보유와 투자 목적의 보유를 구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고가 주택을 한 채만 갖고 있으면 실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1주택자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방식이 어려워진다. 특히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면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경우 세금 부담이 크게 커질 수 있다.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도 강화된다. 실거주자라도 시가 40억 원을 넘는 주택을 갖고 있다면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가 30억 원 주택에 사는 고령 1주택자는 내년 종부세가 올해보다 줄어드는 반면, 시가 50억 원 주택 거주자는 종부세가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제 확대 혜택보다 고가 주택에 대한 세율 인상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아파트 보유자의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를 6년간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보유세가 올해 1810만 원에서 내년 실거주자는 2764만 원, 비거주자는 3318만 원으로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마포구 마포자이 전용 84㎡를 가진 비거주 1주택자도 보유세가 올해 353만 원에서 내년 686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율 체계는 앞으로 더 강해진다. 내년에는 2주택 이하 보유자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최고세율이 3.5%로 올라간다.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에 현재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하는 세율이 적용된다. 결국 주택을 몇 채 갖고 있는지보다 얼마나 비싼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세 부담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되는 셈이다.

 

장기 보유 공제도 사실상 거주 중심으로 재편된다. 현재는 오래 보유하기만 해도 종부세를 최대 50%까지 공제받을 수 있지만, 2027년부터는 보유 공제와 거주 공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2028년부터는 장기 거주자에게만 최대 50% 공제가 적용된다. 고령자 공제는 유지되지만, 공제 한도도 새로 생겨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감면 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세제 변화가 한꺼번에 시행될 경우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28년까지는 세 부담을 피하려는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오히려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안이 실거주 중심 과세라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 거주 여부, 나이, 보유 기간, 거주 기간, 적용 시점 등을 모두 따져야 해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금 계산이 어려워질수록 납세자의 혼란이 커지고, 절세를 위한 우회 거주나 편법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BTS 굿즈 찾아 한국행" 리커머스 성지순례

이었다면, 이제는 절판된 앨범이나 희귀 포토카드를 구하기 위한 '리커머스(Re-commerce)' 쇼핑이 방한의 핵심 동기로 자리 잡았다. 아일랜드에서 온 한 관광객은 귀국 전 마지막 일정으로 중고 매장을 찾아 세븐틴의 예전 앨범을 구매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K-팝 팬덤의 중고 거래 시장은 내국인끼리의 취미를 넘어 글로벌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고부가가치 인바운드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서울 마포구의 한 리커머스 매장은 방문객의 거의 전원이 외국인일 정도로 글로벌 팬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일본과 중국 등 인접 국가는 물론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지역 팬들까지 이곳을 찾으면서 한 달 방문객만 1,000명을 상회한다. 5년 넘게 운영된 온라인 쇼핑몰의 인지도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어지며, 오직 이 가게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 여행을 계획했다는 단골 고객도 적지 않다. 팬들이 SNS에 올린 구매 후기는 다시 전 세계 팬들에게 확산되며 새로운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리커머스 시장이 공식 굿즈숍보다 인기를 끄는 이유는 빠른 트렌드 대응력과 희소성에 있다. 매장 관계자들은 글로벌 팬 커뮤니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인기 그룹의 변동을 분석하고, 콘서트나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직접 물량을 확보한다. 최근 스트레이키즈 공연을 앞두고 관련 상품이 매진 사례를 빚은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생산이 중단된 과거의 한정판 협업 제품이나 멤버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앨범 등은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팬들 사이에서 활발히 거래된다.이러한 소비 생태계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를 넘어 팬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매장 내부에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원하는 포토카드를 검색하고, 서로의 수집품을 공유하며 정보를 나누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되었다. 팬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역사를 확인하고 다른 국가의 팬들과 교류하며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리커머스 매장이 단순한 상점을 넘어 K-팝 문화를 향유하고 경험하는 하나의 문화적 거점이자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게 된 셈이다.전문가들은 K-팝 리커머스가 관광과 수출을 동시에 견인하는 전략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한다. 외국인 팬들이 한국에서 구매한 희귀 굿즈는 자국으로 돌아가 다시 현지 팬덤 내에서 유통되며 K-팝의 영향력을 지속시킨다. 이는 한국 여행의 목적성을 뚜렷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공연 전후의 부수적인 소비를 촉진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팬덤이라는 확실한 타겟층을 보유한 만큼, 리커머스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관광 전략과 연계한다면 인바운드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결국 K-팝 리커머스의 부상은 글로벌 팬덤의 소비 방식이 소유를 넘어 가치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식 판매처에서 구할 수 없는 '나만의 보물'을 찾아 한국의 골목 매장을 뒤지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한류 관광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한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여 리커머스 매장을 관광 벨트의 일부로 포함하거나 외국인 쇼핑 편의를 지원하는 등 체계적인 육성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K-팝이 만든 중고 거래 열풍은 이제 한국 관광의 지형도를 바꾸는 강력한 문화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