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경복궁·덕수궁 관람료 오른다…20년 만에 가격 현실화

내년부터 경복궁과 덕수궁 등 주요 궁궐과 조선왕릉의 관람료가 오를 전망이다. 약 20년 동안 유지돼 온 궁·능 관람료 체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국가유산청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주요 업무 보고에서 새로운 궁·능 관람료 기준을 오는 11월 발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업무 보고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진행됐다.

 

현재 주요 궁궐 관람료는 성인 기준 경복궁과 창덕궁이 각각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이 각각 1000원이다. 조선왕릉은 성인 기준 500원에서 2000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만 24세 이하 내국인과 65세 이상 내국인, 독립유공자와 배우자, 국가유공자, 임산부 등은 현행대로 무료 관람 대상에 포함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조정이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니라 장기간 동결된 관람료를 현실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궁·능 관람료는 지난 20년 가까이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다. 문화유산계에서는 그동안 해외 주요 문화유산 관람료와 비교할 때 국내 궁궐·왕릉 관람료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물가 상승과 시설 관리 비용 증가를 고려하면 최소한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궁궐과 왕릉을 찾는 관람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궁과 종묘를 방문한 관람객은 총 741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난 수치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은 29% 증가해 궁·능 관리와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한 재원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구체적인 인상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현실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마친 상태이며, 오는 11월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거쳐 최종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관람료 조정 과정에서 국민 부담과 문화유산 보존 필요성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개편과 함께 국가유산의 활용과 향유 기회를 넓히는 정책도 추진한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 성과를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을 모은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전통 조리 지식을 담은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의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 등재를 추진한다.

 

오는 12월에는 ‘한지 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전한다. 한지 제작 전통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이 국가유산을 일상 속에서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주요 사적지의 녹지 공간 개방도 추진된다. 국가유산청은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 5곳의 녹지를 시범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최근 해외에서 환수한 안중근 의사의 친필 유묵도 이달 안에 공개할 예정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유산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향유 프로그램과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30 사로잡은 반영 맛집, 민둥산의 여름

리네'가 최근 SNS를 통해 '한국의 리틀 백록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부터다. 석회암 지대의 갈라진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형성된 이 물웅덩이는 깊은 산속에서는 보기 드문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특히 2026년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이곳은 섭씨 20도 안팎의 서늘한 기온을 유지하며 피서객들에게 새로운 트레킹 성지로 급부상했다.민둥산 돌리네의 가장 큰 매력은 주변 능선이 물 표면에 그대로 비치는 투명한 반영에 있다. 초록빛 억새 군락이 물웅덩이를 감싸 안은 모습은 마치 정교하게 연출된 컴퓨터 배경 화면을 연상케 한다. 과거 주민들이 산나물 채취를 위해 매년 불을 놓았던 습관 덕분에 정상부에 나무가 거의 없는 독특한 지형이 형성되었고, 이는 오히려 돌리네의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하는 결과가 되었다. 북쪽 언덕에 홀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는 광활한 초원 위에서 보석처럼 빛나며 사진 작가들과 젊은 층의 출사 포인트로 사랑받고 있다.이곳의 날씨는 고지대 특유의 변화무쌍함을 간직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매번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맑은 날의 청량한 풍경도 일품이지만, 갑작스럽게 골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운해는 돌리네를 순식간에 신비로운 안개 속으로 밀어 넣는다. 구름에 휩싸인 물웅덩이는 마치 전설 속의 성지처럼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제주도의 삼성혈을 떠올리게 한다. 여름철 이른 아침에 산을 오르면 억새 사이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몽환적인 대자연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민둥산을 오르는 경로는 체력과 시간대에 따라 세 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 가장 대중적인 제1코스는 증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해 가파른 길과 완만한 길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제2코스는 능전마을 주차장을 이용해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장 빠르게 정상에 닿고 싶다면 제3코스인 발구덕쉼터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만 최단 코스인 만큼 평일 새벽 6시 30분 이전에는 도착해야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시작하는 짧은 트레킹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큰 부담이 없다.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도 대폭 확충되었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민둥산역에 도착하면 주말마다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주요 등산로 입구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2026년 셔틀버스 운행은 11월 초순까지 주말 한정으로 하루 4회 운영되며, 시기에 따라 민둥산역과 능전마을 주차장을 기점으로 노선이 조정된다. 지자체는 관광객 급증에 대비해 임시 운행 여부를 실시간으로 공지하고 있으며, 반려견과 함께 동행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배려 섞인 안내도 병행하고 있다.최근 고환율과 고물가 영향으로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린 이들에게 정선의 자연은 가성비 높은 럭셔리한 경험을 제공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대자연의 풍광과 가족이 함께 나누는 새벽 산행의 기억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정선군 여량면 일대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민둥산의 역동적인 지형이 어우러진 이번 여름 시즌은 억새가 은빛으로 변하기 전까지 그 싱그러움을 더할 전망이다. 여행객들은 출국 전 복잡한 절차 대신 가벼운 등산화와 카메라를 챙겨 강원도의 깊은 산속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