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왕사남' 천만 배우 전미도, 다시 연극 무대 선다

 배우 전미도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분수령이 되었던 고전의 무대로 다시 돌아온다. 오는 9일 서울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안톤 체호프의 연극 '갈매기'에서 그는 여주인공 니나 역을 맡아 관객들을 만난다. 2011년 같은 작품에서 니나를 연기하며 공연계의 샛별로 떠올랐던 그가, 이제는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는 톱스타가 되어 15년 만에 같은 인물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번 공연은 그가 국립극단 연극 이후 8년 만에 선택한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전미도는 매체 연기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왔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채송화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천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고향과도 같은 연극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세월이 흐르며 작품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음을 고백하며, 과거보다 더 깊고 선명한 감정으로 니나를 그려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체호프의 '갈매기'는 예술가들의 고뇌와 엇갈린 사랑을 다룬 명작으로, 니나는 배우를 꿈꾸는 순수한 소녀에서 시련을 겪으며 단단해지는 인물이다. 전미도는 15년 전의 자신이 꿈을 좇던 어린 니나와 닮았다면, 지금의 자신은 삶의 무게를 견디며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묻는 후반부의 니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시련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니나의 모습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배우로서의 길에 대해 전미도는 늘 부족함을 느끼는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관객의 찬사는 찰나일 뿐, 매 순간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며 도전하는 것이 배우의 숙명이라고 그는 말한다. 완성을 향한 지름길이 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즐거움이 생긴다는 그의 철학은, 무대 위에서 자신을 온전히 불태우는 열정의 근원이 된다. 이번 무대 역시 스스로를 다잡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0년 전 러시아의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유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아픔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미도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재능에 대한 회의,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으려는 몸부림이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대 위 인물들을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처럼 느껴본다면 고전 연극이 주는 재미가 배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호수 주변을 맴도는 갈매기처럼 우리 모두가 각자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지만, 결국 다시 비상할 힘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번 연극 '갈매기'는 8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전미도의 깊어진 연기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스타 배우의 화려한 복귀작이라는 화제성을 넘어, 한 예술가가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관객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미도는 이번 작업을 통해 연극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되새기며,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로서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일 준비를 마쳤다.

 

2030 사로잡은 반영 맛집, 민둥산의 여름

리네'가 최근 SNS를 통해 '한국의 리틀 백록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부터다. 석회암 지대의 갈라진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형성된 이 물웅덩이는 깊은 산속에서는 보기 드문 신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특히 2026년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이곳은 섭씨 20도 안팎의 서늘한 기온을 유지하며 피서객들에게 새로운 트레킹 성지로 급부상했다.민둥산 돌리네의 가장 큰 매력은 주변 능선이 물 표면에 그대로 비치는 투명한 반영에 있다. 초록빛 억새 군락이 물웅덩이를 감싸 안은 모습은 마치 정교하게 연출된 컴퓨터 배경 화면을 연상케 한다. 과거 주민들이 산나물 채취를 위해 매년 불을 놓았던 습관 덕분에 정상부에 나무가 거의 없는 독특한 지형이 형성되었고, 이는 오히려 돌리네의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하는 결과가 되었다. 북쪽 언덕에 홀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는 광활한 초원 위에서 보석처럼 빛나며 사진 작가들과 젊은 층의 출사 포인트로 사랑받고 있다.이곳의 날씨는 고지대 특유의 변화무쌍함을 간직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매번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맑은 날의 청량한 풍경도 일품이지만, 갑작스럽게 골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운해는 돌리네를 순식간에 신비로운 안개 속으로 밀어 넣는다. 구름에 휩싸인 물웅덩이는 마치 전설 속의 성지처럼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제주도의 삼성혈을 떠올리게 한다. 여름철 이른 아침에 산을 오르면 억새 사이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몽환적인 대자연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민둥산을 오르는 경로는 체력과 시간대에 따라 세 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 가장 대중적인 제1코스는 증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해 가파른 길과 완만한 길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제2코스는 능전마을 주차장을 이용해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장 빠르게 정상에 닿고 싶다면 제3코스인 발구덕쉼터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만 최단 코스인 만큼 평일 새벽 6시 30분 이전에는 도착해야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시작하는 짧은 트레킹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도 큰 부담이 없다.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도 대폭 확충되었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민둥산역에 도착하면 주말마다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주요 등산로 입구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2026년 셔틀버스 운행은 11월 초순까지 주말 한정으로 하루 4회 운영되며, 시기에 따라 민둥산역과 능전마을 주차장을 기점으로 노선이 조정된다. 지자체는 관광객 급증에 대비해 임시 운행 여부를 실시간으로 공지하고 있으며, 반려견과 함께 동행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배려 섞인 안내도 병행하고 있다.최근 고환율과 고물가 영향으로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린 이들에게 정선의 자연은 가성비 높은 럭셔리한 경험을 제공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대자연의 풍광과 가족이 함께 나누는 새벽 산행의 기억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정선군 여량면 일대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민둥산의 역동적인 지형이 어우러진 이번 여름 시즌은 억새가 은빛으로 변하기 전까지 그 싱그러움을 더할 전망이다. 여행객들은 출국 전 복잡한 절차 대신 가벼운 등산화와 카메라를 챙겨 강원도의 깊은 산속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