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박보검이 읽어주는 서도호, 22m 투명 집의 비밀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서도호가 서울과 뉴욕, 런던 등 자신이 머물렀던 도시의 기억을 하나로 엮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 상륙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30여 년간 탐구해온 '집'이라는 화두를 건축적 차원을 넘어 인간의 신체와 가족애라는 근원적인 영역으로 확장해 보여준다. 특히 5전시실에 설치된 2024년작 '완벽한 집'은 서로 다른 시공간의 문손잡이와 콘센트 같은 세밀한 요소들을 중첩해, 작가만의 독특한 '건축적 자서전'을 시각화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장 곳곳에는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성찰하게 만드는 기념비적 작품들이 배치되었다. 15m 높이의 벽면을 가득 채운 'Who Am We?'와 바닥에 설치된 수많은 인상군을 다룬 '바닥'은 작가의 초기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1999년부터 이어온 '다리 프로젝트'는 서울과 뉴욕을 잇는 상상의 통로를 통해 집에 대한 질문을 환경과 공존이라는 전 지구적 의제로 격상시켰다. 이는 건축가와 인류학자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전시장 외부 복도를 가득 채운 22m 길이의 대형 설치물 '둥지/들'은 이번 전시의 백미 중 하나다. 작가가 거주했던 여러 도시의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3의 장소를 창조해냈다. 관람객들은 투명한 천으로 구현된 작품 내부를 직접 걸으며 공간의 질감과 부피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물리적 벽이 사라진 자리에는 오직 작가의 기억과 관람객의 감각만이 교차하며, 집이 단순한 건물이 아닌 이동하는 기억의 저장소임을 증명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MMCA스튜디오에서 공개되는 '부성애'에 대한 탐구다. 서도호는 거대한 건축적 구조물에서 벗어나 자신과 가장 밀접한 가족이라는 사적인 영역으로 시선을 돌렸다. 2026년 신작 '사랑의 기억'은 작가의 코트 안감에 가족의 옷에서 떼어낸 주머니들을 달고 그 속에 소중한 추억의 물건들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는 옷이 곧 가장 작은 단위의 집이 되고, 그 집이 다시 인간의 몸과 연결되는 순환 구조를 보여주며 작가의 예술 세계가 한층 깊어졌음을 시사한다.

 


오는 12월 18일부터는 서울박스 공간에서 뉴욕 아파트를 재현한 대작의 전체 유닛이 국내 최초로 통합 공개될 예정이다. 복도와 계단까지 포함된 거대한 유닛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기획은 서도호의 공간 실험이 도달한 정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 일정을 마친 뒤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과 홍콩 M+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순회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저력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배우 박보검이 오디오 가이드 녹음에 참여해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사유를 친절하게 전달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가 서도호의 작업을 한국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재조명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메스와 제네시스 등 주요 기업들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관람료 8,000원에 운영되며, 관람객들은 30년에 걸친 거장의 예술적 궤적을 따라가며 자신만의 '집'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게 된다.

 

부산역·해운대 잇는 허브, 연산동 '신상 호텔' 떴다

내에 처음으로 상륙한 하얏트 플레이스 브랜드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해운대나 광안리 같은 전통적인 해변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주요 행정 및 업무 시설과의 뛰어난 접근성을 무기로 차별화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지하 5층에서 지상 28층에 이르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 호텔은 총 322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호텔 객실 160실 외에도 주방과 세탁 시설을 완비한 레지던스형 유닛 162실을 함께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기 여행객은 물론, 부산에 장기 체류해야 하는 비즈니스 출장객이나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의 실용적인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구성으로 풀이된다.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신축 건물 특유의 정갈함과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인테리어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얏트 플레이스가 지향하는 '셀렉트 서비스' 모델은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글로벌 브랜드가 갖춰야 할 본질적인 품질과 편의성에 집중한다. 과한 화려함보다는 투숙객이 머무는 동안 느끼는 실질적인 쾌적함에 우선순위를 둔 설계가 돋보이며, 이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현대 여행자들의 취향과도 궤를 같이한다.부대시설 또한 비즈니스와 휴양의 경계를 허무는 복합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하는 루프탑 수영장을 필두로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등 다채로운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각종 회의와 이벤트를 열 수 있는 전문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도심 속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워케이션의 최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무엇보다 이 호텔이 가진 강력한 무기는 '신상'이라는 매력과 글로벌 스탠다드의 결합이다. 수많은 호텔이 경쟁하는 부산 시장에서 검증된 글로벌 브랜드의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되었다는 점은 여행객들에게 충분한 방문 동기를 제공한다. 특히 연산동은 부산의 지리적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서면이나 부산역, 해운대 등 주요 거점으로 이동하기가 매우 수월하다는 지리적 강점까지 보유하고 있다.최근에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웰니스 프로그램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최상층 야외 공간에서 매일 진행되는 '루프탑 선셋 요가'는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하얏트 플레이스만의 시그니처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행정 지구의 정적인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이 호텔의 등장은 부산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도심형 호캉스의 새로운 대안으로 확고히 각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