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번 신고하고도 숨졌다…스마트워치 누른 아내의 마지막 구조요청

 가정폭력 피해를 여러 차례 신고한 뒤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던 30대 여성이 끝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혼 소송 중이던 남편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법원의 임시 보호명령까지 받은 상태였지만, 주거지 인근에서 공격을 당한 것으로 파악돼 보호 조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1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38세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 17분쯤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외부 계단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건 직후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의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어린 딸도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며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영상에는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뒤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다시 오토바이를 이용해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의 남편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추적을 이어간 끝에 같은 날 오전 11시 39분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한 모텔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 중이었으나,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공무원 신분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A씨의 가정폭력 피해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에는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후 자체 수사를 통해 A씨를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B씨는 A씨와 별거를 결정했고, 기존 거주지를 떠나 수원시에서 경기 광주시의 다세대주택으로 옮겼다. 지난달부터는 A씨와 이혼 소송 절차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B씨는 법원으로부터 임시 보호명령 결정도 받았다. 해당 명령에는 피해자 주거지로부터의 격리,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문자 등 전기·통신 수단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가 포함됐다. 경찰의 스마트워치 지급과 법원의 접근금지 결정이 함께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A씨가 이혼 소송 관련 서류에 기재된 B씨의 주소를 확인한 뒤 범행 장소를 찾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B씨가 별거 이후 거주지를 옮겼음에도 소송 과정에서 주소가 노출되면서 A씨가 이를 파악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 흉기 준비 경위, 도주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피해자 보호 조치가 이뤄진 뒤에도 A씨가 어떻게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갔는지, 임시 보호명령 위반 정황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 피해 신고, 스마트워치 지급, 법원 보호명령이 모두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사망한 사례라는 점에서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주소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9월 여행 고민 끝, 경남이 꺼낸 ‘가을 카드’ 5장

여행지를 눈여겨볼 만하다.경상남도는 9월을 맞아 도내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와 체험형 관광지를 묶은 ‘9월 경남픽(Pick)’ 5선을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밀양, 고성, 의령, 산청, 남해다. 야간 공연과 불꽃이 어우러지는 문화 축제부터 아이들이 좋아할 공룡 테마 행사, 가을꽃 명소, 한방 웰니스 공간, 이국적인 독일마을까지 여행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폭이 넓다.가을밤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첫 번째 목적지는 밀양이다. 밀양 삼문동 밀양강변 일원에서는 오는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2026 전국 문화도시 박람회’가 열린다. ‘하나된 로컬, 함께 만드는 도시의 미래’를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는 전국 각지의 문화도시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행사장에서는 도시별 문화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는 정책홍보관을 비롯해 지역 홍보부스, 로컬마켓 등이 운영된다. 각 지역의 특산품과 공예품, 문화 콘텐츠를 둘러볼 수 있어 단순한 전시를 넘어 전국의 지역 문화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특히 밀양강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간 프로그램은 이번 박람회의 핵심 볼거리다. 9월 11일과 12일에는 밀양강 수면을 무대로 한 수상 가무악극이 진행되고, 전통 어화에서 영감을 얻은 불꽃 연출이 강물과 밤하늘을 동시에 물들인다. 강 위로 번지는 빛과 음악, 공연이 어우러져 초가을 밤의 낭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고성을 빼놓기 어렵다. 고성 당항포 관광지 일원에서는 9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남고성 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린다. 공룡을 주제로 한 국내 대표 축제 가운데 하나로,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체험 학습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올해 엑스포는 공룡의 역사와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 실물 크기 화석과 발자국을 만나는 공간, 캐릭터 중심의 체험관 등으로 꾸며진다. 한반도 공룡발자국화석관에서는 고성 지역이 지닌 지질학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고, 공룡캐릭터관에서는 오니, 고니, 지니, 시니 등 공식 캐릭터들이 관람객을 맞는다.공룡동산과 공룡나라 식물원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알차다. 주말에는 야간개장도 운영돼 오후 9시까지 행사를 즐길 수 있으며, 퍼레이드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져 축제 분위기를 높인다. 아이와 함께하는 9월 여행지로는 손색이 없다.조용히 가을 풍경 속을 걷고 싶다면 의령이 제격이다. 의령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에서는 9월 24일부터 10월 25일까지 ‘의령 기강 리치 꽃축제’가 열린다.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 이 공원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주지만, 가을에는 특히 화려하다.축제 기간 공원 일대에는 댑싸리, 억새, 팜파스, 아스타국화, 가우라꽃 등이 어우러진다. 초록빛에서 붉은빛으로 변해가는 댑싸리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팜파스와 억새는 한층 깊은 계절감을 만든다. 보랏빛과 분홍빛 꽃들이 더해져 산책로 곳곳이 사진 명소가 된다.넓은 친수공원은 여유롭게 걷기 좋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가족, 연인, 친구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화려한 축제장보다 한적한 풍경 속에서 가을을 느끼고 싶은 여행객에게 잘 맞는 코스다.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산청 동의보감촌이 좋은 선택이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동의보감촌은 한방과 웰니스를 결합한 국내 대표 체험 관광지다. 산청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한방 약초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방문객들은 귀감석 기 체험, 한방 온열 족욕, 약초를 활용한 향낭 만들기, 숲속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다.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며 몸의 긴장을 풀 수 있다는 점이 동의보감촌의 매력이다. 초가을의 선선한 공기 속에서 지리산 자락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10월 2일부터 11일까지는 ‘산청한방약초축제’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수해로 취소됐던 축제가 다시 열리는 만큼 지역 안팎의 기대가 크다. 9월 하순부터는 축제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돼 동의보감촌을 찾는 여행객들이 약초 관련 먹거리와 체험 행사를 미리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이국적인 풍경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남해 독일마을이 어울린다. 남해군 삼동면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1960~70년대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 후 정착하며 조성된 마을이다. 푸른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주황빛 지붕의 독일식 주택들이 줄지어 있어 한국 안의 작은 유럽처럼 느껴진다.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독일풍 건축물과 전망대를 둘러보고, 소품점과 카페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파독전시관에서는 당시 독일로 건너갔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삶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어 풍경 이상의 의미를 더한다.남해 독일마을의 가을은 축제로도 활기를 띤다.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열릴 예정이어서 9월부터 이미 여행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식 맥주와 소시지, 공연, 거리 분위기가 어우러져 남해의 바다 풍경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경남의 9월 여행지는 저마다 다른 색을 지닌다. 밀양은 밤의 낭만을, 고성은 가족 체험의 즐거움을, 의령은 가을꽃의 아름다움을, 산청은 치유의 시간을, 남해는 이국적인 휴식을 내세운다.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기 전, 비교적 여유로운 초가을의 공기를 따라 경남 곳곳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