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1·2 하교 연장…학원 뺑뺑이 줄일까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간을 현재 오후 1시 전후에서 오후 3시께로 늘리는 방안을 두고 교육계와 학원가가 동시에 반발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관련 정책을 공론화하려 하자 교원단체와 학원단체가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논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국가교육위는 3일 국회미래연구원과 함께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서는 초등 1·2학년의 교육시간을 늘려 학교 체류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사실상 저학년 하교 시간을 오후 3시 무렵으로 늦추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국 초등학교 교장들의 모임인 한국초등교장협의회는 2일 입장문을 내고 “초등 저학년의 발달 특성을 고려할 때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도 장시간 학교 체류가 어린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원업계도 이례적으로 교원단체와 같은 입장에 섰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교사노동조합연맹 설문조사에서 교사 97.7%가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에 반대했다고 언급하며, 수업시간 증가는 학생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 저학년의 짧은 수업시간은 과거 교육 여건이 부족하던 시절의 관행이 지금까지 이어진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초등교육이 확대되던 시기에는 교사와 교실이 부족해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는 2부제 수업이 운영됐고, 이후 교육 인프라가 개선됐음에도 저학년의 이른 하교 구조가 유지됐다는 것이다.

찬성 측은 현재의 이른 하교가 가정의 돌봄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본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때보다 더 일찍 귀가하면서, 맞벌이 가정은 방과후 돌봄과 학원 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직장 여성의 경우 초등 저학년 시기에 휴직이나 퇴직을 고민하는 일이 많아 경력 단절 문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한국 초등 저학년의 연간 수업시간이 581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815시간보다 234시간 적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짧은 학교 시간으로 인한 돌봄 공백이 여성 양육자와 각 가정에 떠넘겨지고 있다며, 공교육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 전일제 도입을 주장해온 장윤숙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도 오후 3시 하교가 공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장 전 처장은 기존 산업화 시대의 획일적 교육과정만으로는 미래 교육을 논하기 어렵다며, 학교 안에서 다양한 활동과 배움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시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쟁점은 단순히 하교 시간을 늦출지 여부가 아니라, 늘어난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지에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돌봄 공백 해소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공교육의 질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에 머무는 시간만 늘리는 것은 우려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서울 강남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키우는 한 직장맘은 “어린이집에서는 더 오래 있었기 때문에 시간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지금 수준의 학교 프로그램이라면 오후 3시 하교에 선뜻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예체능이나 놀이·신체활동 중심 수업이 충분히 마련된다면 학원 의존을 줄일 수 있어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등 저학년 교육시간 확대 논의는 돌봄, 공교육 질, 교사 업무 부담, 사교육 시장까지 얽힌 복합적인 사안이다. 국가교육위의 공론화 과정에서는 교원단체와 학원업계의 반발 못지않게 실제 학부모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9월 여행 고민 끝, 경남이 꺼낸 ‘가을 카드’ 5장

여행지를 눈여겨볼 만하다.경상남도는 9월을 맞아 도내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와 체험형 관광지를 묶은 ‘9월 경남픽(Pick)’ 5선을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밀양, 고성, 의령, 산청, 남해다. 야간 공연과 불꽃이 어우러지는 문화 축제부터 아이들이 좋아할 공룡 테마 행사, 가을꽃 명소, 한방 웰니스 공간, 이국적인 독일마을까지 여행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폭이 넓다.가을밤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첫 번째 목적지는 밀양이다. 밀양 삼문동 밀양강변 일원에서는 오는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2026 전국 문화도시 박람회’가 열린다. ‘하나된 로컬, 함께 만드는 도시의 미래’를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는 전국 각지의 문화도시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행사장에서는 도시별 문화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는 정책홍보관을 비롯해 지역 홍보부스, 로컬마켓 등이 운영된다. 각 지역의 특산품과 공예품, 문화 콘텐츠를 둘러볼 수 있어 단순한 전시를 넘어 전국의 지역 문화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특히 밀양강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간 프로그램은 이번 박람회의 핵심 볼거리다. 9월 11일과 12일에는 밀양강 수면을 무대로 한 수상 가무악극이 진행되고, 전통 어화에서 영감을 얻은 불꽃 연출이 강물과 밤하늘을 동시에 물들인다. 강 위로 번지는 빛과 음악, 공연이 어우러져 초가을 밤의 낭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고성을 빼놓기 어렵다. 고성 당항포 관광지 일원에서는 9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남고성 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린다. 공룡을 주제로 한 국내 대표 축제 가운데 하나로,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체험 학습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올해 엑스포는 공룡의 역사와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 실물 크기 화석과 발자국을 만나는 공간, 캐릭터 중심의 체험관 등으로 꾸며진다. 한반도 공룡발자국화석관에서는 고성 지역이 지닌 지질학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고, 공룡캐릭터관에서는 오니, 고니, 지니, 시니 등 공식 캐릭터들이 관람객을 맞는다.공룡동산과 공룡나라 식물원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알차다. 주말에는 야간개장도 운영돼 오후 9시까지 행사를 즐길 수 있으며, 퍼레이드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져 축제 분위기를 높인다. 아이와 함께하는 9월 여행지로는 손색이 없다.조용히 가을 풍경 속을 걷고 싶다면 의령이 제격이다. 의령 호국의병의 숲 친수공원에서는 9월 24일부터 10월 25일까지 ‘의령 기강 리치 꽃축제’가 열린다.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 이 공원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주지만, 가을에는 특히 화려하다.축제 기간 공원 일대에는 댑싸리, 억새, 팜파스, 아스타국화, 가우라꽃 등이 어우러진다. 초록빛에서 붉은빛으로 변해가는 댑싸리는 가을의 시작을 알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팜파스와 억새는 한층 깊은 계절감을 만든다. 보랏빛과 분홍빛 꽃들이 더해져 산책로 곳곳이 사진 명소가 된다.넓은 친수공원은 여유롭게 걷기 좋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가족, 연인, 친구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화려한 축제장보다 한적한 풍경 속에서 가을을 느끼고 싶은 여행객에게 잘 맞는 코스다.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산청 동의보감촌이 좋은 선택이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동의보감촌은 한방과 웰니스를 결합한 국내 대표 체험 관광지다. 산청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한방 약초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방문객들은 귀감석 기 체험, 한방 온열 족욕, 약초를 활용한 향낭 만들기, 숲속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다.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하며 몸의 긴장을 풀 수 있다는 점이 동의보감촌의 매력이다. 초가을의 선선한 공기 속에서 지리산 자락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10월 2일부터 11일까지는 ‘산청한방약초축제’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수해로 취소됐던 축제가 다시 열리는 만큼 지역 안팎의 기대가 크다. 9월 하순부터는 축제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돼 동의보감촌을 찾는 여행객들이 약초 관련 먹거리와 체험 행사를 미리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이국적인 풍경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는 남해 독일마을이 어울린다. 남해군 삼동면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1960~70년대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 후 정착하며 조성된 마을이다. 푸른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주황빛 지붕의 독일식 주택들이 줄지어 있어 한국 안의 작은 유럽처럼 느껴진다.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독일풍 건축물과 전망대를 둘러보고, 소품점과 카페를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파독전시관에서는 당시 독일로 건너갔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삶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어 풍경 이상의 의미를 더한다.남해 독일마을의 가을은 축제로도 활기를 띤다.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열릴 예정이어서 9월부터 이미 여행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식 맥주와 소시지, 공연, 거리 분위기가 어우러져 남해의 바다 풍경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경남의 9월 여행지는 저마다 다른 색을 지닌다. 밀양은 밤의 낭만을, 고성은 가족 체험의 즐거움을, 의령은 가을꽃의 아름다움을, 산청은 치유의 시간을, 남해는 이국적인 휴식을 내세운다.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기 전, 비교적 여유로운 초가을의 공기를 따라 경남 곳곳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