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하규 첫 재판서 공소장 오류 지적 잇따라

 12·3 비상계엄 당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계엄 포고령을 공지한 혐의로 기소된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건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팀의 공소장에 적힌 일부 문장의 표현과 행위 시점 등이 명확하지 않다며 재차 보완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7-3부(부장판사 류창성·장성훈·오창섭)는 19일 내란부화수행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변인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전 전 대변인 측은 계엄 포고령의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한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포고령 내용을 발표 시까지 인식하지 못했다”며 전 전 대변인에게 국헌 문란의 목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이 공소장에 전 전 대변인이 군 병력이 투입돼 폭동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기재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인식했다고 서술한 것은 전 전 대변인이 알 수 없는 내용을 공소사실에 포함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포고령의 공보 업무에 전 전 대변인이 관여할 수 있었는지를 놓고도 다툼이 이어졌다. 변호인은 포고령을 공표하는 일은 계엄사령관의 법적 권한에 해당하므로 전 전 대변인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관련 의사결정도 전 전 대변인과 무관하게 이미 끝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변호인은 전 전 대변인이 실제로 한 일은 포고령에 관한 사항이 모두 결정된 뒤 오탈자를 검토하는 등 실무적인 업무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제한적인 관여를 내란부화수행 혐의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작성한 공소장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설명을 요구했다. 법원이 사건 관계인에게 사실관계나 주장 내용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인 석명을 통해 공소사실을 구체화하도록 한 것이다.

 

 

 

먼저 재판부는 공소장에 전 전 대변인이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이 포고령에 서명한 직후 공보전략실 인원들에게 이를 전파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적힌 부분을 문제 삼았다. 해당 문장에는 박 전 사령관을 포함한 인원들에게 전파하라는 내용이 함께 담겨 있었는데, 박 전 사령관이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전파하도록 지시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표현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특검팀은 당시 박 전 사령관이 공보전략실 안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보전략실 소속 인원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해당 장소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취지이며, 엄밀히 말해 지시했다기보다는 관련 내용을 이야기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검팀의 설명과 공소장 문장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전 사령관이 공보전략실 소속 인원도 아니고 지시를 받은 대상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검사 측 설명대로라면 현재 문장으로는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표현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며 공소장 내용을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전 전 대변인이 대통령실 홍보수석 등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공소장에 해당 행위가 기재돼 있지만 언제 연락을 시도했는지 시간이 특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특검팀은 시간을 더 구체적으로 특정해 의견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행위가 발생한 시점을 밝혀야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면 연락 시도가 끝난 시점이라도 공소장에 기재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완을 요구했다. 공소사실을 명확히 해야 피고인 측도 구체적인 행위와 혐의 내용을 확인하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변인이 국헌 문란의 목적을 인식했는지에 대해서도 재판부의 질문이 나왔다. 공소장에는 전 전 대변인이 군 병력이 국회에 투입돼 폭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언론을 통해 포고령을 공표할 당시 전 전 대변인이 공소장에 기재된 관련 사항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맞는지 특검팀에 물었다.

 

재판부는 이날 제기한 석명 사항에 대한 특검팀의 답변을 듣기 위해 다음 공판기일을 다음 달 16일로 정하고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공소장에 적힌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점, 전 전 대변인이 당시 인식한 사항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전 진행된 김건희 여사의 관저 이전 의혹 사건 재판에서도 종합특검팀을 향한 재판부의 지적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특검팀에 허위세금계산서 관련 조항을 해당 사건에 적용한 근거와 입증 취지를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을 적용한 사례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적용의 타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1부(부장판사 장성훈·오창섭·류창성)에서도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의 내란부화수행 혐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 재판에서도 계엄 버스 탑승과 관련해 특검팀이 작성한 공소장의 문장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처럼 19일 열린 여러 재판에서 2차 종합특검팀이 작성한 공소장의 표현과 법 적용, 입증 취지 등을 둘러싼 재판부의 보완 요구가 잇따랐다. 다만 공소장에 대한 지적만으로 혐의의 성립 여부나 피고인의 유무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각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 법률 적용의 타당성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판단될 예정이다.

 

강릉 바다 앞에서 책 읽는다…이색 북트립 개최

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원하는 직장인과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독서를 단순히 지식을 얻는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문화로 즐기는 이른바 ‘텍스트힙’ 흐름을 반영한 행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강릉 안목해변 일대에서 ‘바다 24시: 북트립’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강릉커피축제와 연계해 마련됐다. 지역의 관광 자원에 독서와 체험 콘텐츠를 접목해 방문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관광객이 지역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취지다.행사의 중심에는 책 200여 권을 갖춘 북 라운지가 있다. 방문객들은 미식과 사진, 강릉의 지역 콘텐츠, 여행과 커피 등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된 도서 가운데 관심 있는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도록 공간을 꾸몄다. 정해진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벗어나 여행지에서 잠시 멈춰 쉬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를 책으로 만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독서 외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책갈피 공방’에서는 방문객이 자신만의 책갈피를 디자인할 수 있다. ‘바다소원 여행지’는 가고 싶은 바다와 소원을 적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여행에 대한 바람과 생각을 기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바다 PICK 포토스팟’에서는 책과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책을 읽는 활동에 만들기와 기록, 사진 촬영을 더해 방문객들이 각자의 취향에 따라 행사를 즐기도록 했다.책을 매개로 한 문화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10월 24일에는 방송인 노홍철이 ‘바다 여행과 독서’를 주제로 북콘서트를 진행한다. 여행과 책을 주제로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독서의 즐거움을 전할 예정이다. 책을 조용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한 셈이다.마지막 날인 10월 25일에는 음악과 대화가 어우러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반도네온 연주팀의 공연에 이어 제주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싱어송라이터 겸 작가 요조와 김신회 작가가 독자들과 만난다. 두 사람은 ‘파도소리는 몇 페이지일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바다라는 공간과 독서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책과 여행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북트립은 독서와 여행을 결합해 지역을 즐기는 방식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사진을 찍는 데 집중하는 여행과 달리, 책을 읽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며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험을 중심에 뒀다. 특히 강릉을 대표하는 관광 자원인 바다와 커피에 독서 콘텐츠를 더해 지역의 매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했다.이근희 한국관광공사 지역콘텐츠육성팀장은 “가을 바다의 파도 소리와 은은한 커피 향 속에서 책 한 권과 함께 휴식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바다 24시: 북트립’은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강릉 안목해변 일대에서 열린다. 가을 바다와 커피, 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여행지에서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여유를 찾고 싶은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