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유홍준 사퇴에 국립중앙박물관 개편 ‘제동’ 우려

국립중앙박물관의 변화를 이끌어온 유홍준 관장이 취임 약 1년 3개월 만에 사퇴하면서 박물관 개혁 과제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장료 유료화와 관람객 편의시설 확충, 전시 공간 확대 등 주요 사업을 추진해 온 유 관장이 물러나면서 박물관계에서는 개혁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 관장은 21일 국립중앙박물관에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그는 사퇴 입장문에서 “국민이 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신뢰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제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실추된 명예를 세우기 위해서는 제가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직안을 재가했다.

 

 

 

유 관장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7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서예 작품 ‘일반시국은’을 전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작품은 ‘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유 관장과 박물관은 이 작품을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친일 인사 박중양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유 관장이 해당 유묵을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확산했다. 유 관장은 결국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유 관장의 사퇴로 박물관이 추진해 온 주요 개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과제는 무료로 운영해 온 상설전시 관람료의 유료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입장료를 5000원에서 1만원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관람객 증가에 따른 운영 부담을 고려하고 시설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과거 문화재청장 재임 당시 경복궁 입장료를 무료에서 3000원으로 유료화하는 데 앞장섰던 유 관장은 중앙박물관에서도 입장료 개편을 주요 과제로 추진해 왔다.

 

 

 

관람객을 위한 기반시설 확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약 650만명이 방문해 세계적인 관람객 규모를 기록했지만, 주차장과 카페, 식당, 기념품 매장 등 편의시설은 관람객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주말에는 주차장 이용을 위한 평균 대기시간이 1~2시간에 이르는 등 방문객 불편이 크다는 평가다. 관람객 증가에 걸맞은 시설 개선과 운영 체계 정비가 필요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유 관장의 부재가 사업 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시 공간 확대와 조직 체계 개편도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박물관계에서는 제2상설전시관 건립과 부관장제 도입 등 여러 과제가 유 관장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추진 동력을 얻었다고 평가한다. 한 지역박물관장은 유 관장의 발언이 갖는 사회적 주목도가 컸다며, 이번 논란과 별개로 그가 박물관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기 관장은 기존 개편 과제를 이어가는 동시에 박물관의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는 점과 수장고에 보관된 소장품 가운데 실제 전시되는 작품의 비율이 20~30% 수준에 그친다는 점 등이 개선 과제로 거론된다.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소장품을 더 많은 관람객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전시 공간과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다.

 

박물관계에서는 기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내부 운영뿐 아니라 정부와 국회, 국민을 상대로 박물관의 필요성과 현안을 적극적으로 알릴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박물관계 인사는 전시시설이 예산 확보와 시설 확충 등의 과제를 원활하게 수행하려면 국민적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박물관 업무를 넘어 대외적으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관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관장의 사퇴로 국립중앙박물관은 논란에 따른 신뢰 회복과 주요 개편 사업의 연속성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차기 관장이 기존 사업을 얼마나 이어가고, 관람객 편의와 전시 역량 강화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주목된다.

 

관악강감찬축제 10주년 성료…이틀간 17만명 찾았다

로그램으로 풀어내고, 지역 주민과 청년예술인, 상인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의 문화적 매력을 알렸다. 다만 당초 사흘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축제는 마지막 날 기상 악화가 예상되면서 안전을 위해 하루 일찍 종료됐다.서울 관악구가 주최하고 관악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축제는 지난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당초 18일까지 사흘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마지막 날 강풍과 비 등 악천후가 예상되자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일요일 일정을 취소했다.관람객은 첫날 약 4만명, 둘째 날 약 13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둘째 날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며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그러나 마지막 날 행사가 취소되면서 예정된 일부 프로그램을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도 남았다.올해 축제는 ‘투모로우 강감찬–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강감찬 장군의 역사적 의미를 현대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관악구 21개 동 주민과 지역 상권, 청년예술인 등이 참여해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관악문화재단 소홍삼 대표이사가 직접 축제 총감독을 맡아 10주년 행사를 이끌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10주년 기념 특별공연 ‘강감찬, 별에서 오다 & 공중 불꽃 퍼포먼스’가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소홍삼 대표가 대본과 연출을 맡은 이 공연은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에 등장하는 ‘별’을 미래 탐사 우주정거장이라는 배경으로 재해석했다. 전통연희와 한국무용, 라이브 연주, 영상, 공중 불꽃 퍼포먼스를 결합해 장군의 용기와 연대, 공동체 정신을 현대적인 무대예술로 표현했다.청년예술인들의 참여와 교류를 위한 무대도 마련됐다. ‘충남 청년 아트 페스타’에서는 충청남도 청년예술인들이 다양한 장르의 창작 활동을 선보였다. ‘청년 드림 콘서트’에서는 서울 지역 대학 힙합 동아리와 다이나믹듀오, 신스가 함께 공연을 펼쳤다. 서로 다른 지역과 활동 무대를 가진 청년예술인들이 관객과 만나 창작 역량을 선보이는 기회가 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역사문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운영됐다. 역사 강사 설민석이 참여한 ‘강감찬 토크쇼’와 ‘도전! 골든벨 퀴즈쇼’에서는 강감찬 장군과 관련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눴다. 어린이 체험공간 ‘별별놀이터’와 ‘리틀강감찬을 찾아라’ 등은 역사적 소재를 놀이와 체험으로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린이와 가족들이 축제를 즐기면서 지역의 역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축제 공간도 기존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낙성꽃뜰정원까지 확대해 프로그램의 폭을 넓혔다. 1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시에서는 축제가 지난 10년간 걸어온 발자취를 시민들과 공유했다. 이와 함께 강감찬 어린이 사생대회와 인헌예술제, 별별 스테이지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됐다.지역 주민과 상권이 함께한 프로그램도 축제의 주요 축을 이뤘다. ‘21동네한바퀴’에서는 관악구 21개 동의 특색과 마을 이야기를 체험 콘텐츠로 소개했다. 관악 지역 맛집 12곳과 지역 베이커리가 참여한 ‘고려장터’에서는 지역의 먹거리를 선보였다.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프로그램과 지역 상권이 어우러지면서 지역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관악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를 역사 해설과 천문 관측으로 풀어낸 ‘낙성대 야별회’는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축제 10주년을 맞아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역사문화축제의 미래를 논의하는 학술대회 ‘지나봄, 내다봄’도 열렸다. 포스터 공모전 당선작 시상과 전시도 함께 진행됐다.다만 축제 마지막 날 예정됐던 ‘시민풍류제’와 생활예술동아리 지원사업 ‘모두의 클럽’ 연계 프로그램인 ‘관악생활예술페스티벌’은 기상 악화로 진행되지 못했다. 관악문화재단은 강풍과 우천에 대비해 행사 취소를 신속하게 결정하고 관람객과 출연진, 관계자의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축제에서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축제장을 찾은 한 관악구 주민은 매년 가족과 함께 축제를 방문하고 있다며,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공연과 체험이 더욱 다양해졌고 아이들과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전했다.소홍삼 관악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마지막 날 시민들과 함께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주년 축제를 위해 함께한 시민과 지역 예술인,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도 관악의 역사와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시민이 함께 만드는 역사문화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지난 10년간 관악강감찬축제는 강감찬 장군의 역사적 가치를 바탕으로 주민 참여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확대해 왔다. 올해는 기상 악화로 일정이 단축됐지만 이틀 동안 17만명이 축제장을 찾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역 주민과 상인, 청년예술인들이 함께 역사적 이야기를 공연과 체험으로 확장하며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역사문화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